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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이완짹슨 Jan 23. 2022

타이완의 '지리적' 이점

東아시아와 東南아시아 사이. '땅'

구글 지도를 검색해 보면 한국에서 서쪽 방향으로는 중국 대륙이 보이고 그 아래 남쪽 방향으로는 홍콩섬과 필리핀이 보인다. 그리고 그 사이로 고구마처럼 생긴 작은 섬나라가 있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만이다. 대만의 원래 지명은 '포르모사'이다. 이는 대항해 시절 대만섬을 처음 발견한 포르투갈 선원이 그 아름다움에 반해 포르투갈어로 '포르모사'라고 해서 그렇게 불려 오다(현지 한인들은 줄여서 포모사라고 한다) 오늘날에는 타이완(한국에서는 대만)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오늘은 그 아름다운 섬 대만에 거주했던 사람 입장에서 우리가 몰랐던 '지리적 이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東아시아와 東南아시아에 중심

대만에 살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점 중 하나는 나처럼 여행에 미쳐있는 사람들이 떠나기 좋은 지리적 조건이었다. 동아시아(한국, 일본 등)와 동남아시아(베트남, 필리핀 등) 위치해 있어서 대게는 2 ~ 3시간이면 도착한다.


게다가 한국과도 가까워서 '한국에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다'라는 심리적 안정감도 있었다. (미국에 살면 시차, 시간, 비용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이는 대만이 한국에서 인기 있는 여행지로 급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저렴한 항공권

당연한 이야기지만 거리가 가까우니 항공권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매를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저가 항공사들의 대규모 프로모션이 있기는 하지만 구매 경쟁이 워낙 치열하고 구매에 성공하더라도 5 ~ 6시간 정도 되는 시간을 꼼짝 못 하고 이동해야 한다는 것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에 반해 스카이스캐너에서 대만 출발 항공권 가격을 검색해보면 필리핀 세부의 경우는 왕복 11만 원, 호찌민의 경우는 왕복 13만 원이었다. 물론 저가 항공 기준이고 좌석이 불편한 부분이 있지만 2 ~ 3시간 거리이기에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 

<한국에서 동남아를 갈려면 대만 해협을 지나야 한다 - 출처 : google 지도>

육안으로 봐도 대만에서 홍콩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한국보다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물론 유럽 같은 장거리 이동이 될 경우 큰 차이점은 없다. 한 번은 대만에서 터키를 갈 때 공교롭게도 한국을 경유해서 갔으니 결과적으로 더 오래 걸린 셈이다. 


그런데 지구 반대편까지는 자주 갈 일도 없고 그럴 여건도 되지 않았기에 나의 경우는 자연스레 동남아시아 위주의 여행을 다녔었다. 게다가 유럽은 순수 여행이 목적이라면 동남아는 소위 신흥 강국, 개발도상국들의 성장을 지켜보며 사업성을 검토하는 공부가 되기도 한다. 


또한 여행을 가서 좋은 점 중에 하나는 '나는 누가 봐도 여행객이고 외국인'이었다. 대만에서는 가만히 서 있으면 현지인이 길을 물어볼 정도로 그들과 다를 바 없는 생김새와 생활에 익숙해져서일까? 해외에 사는 한국인이 다시 해외여행을 가서 외국인 취급받는 건 색다른 즐거움이다. 



떠나는 게 일상

정확히는 몰라도 해외여행의 절반 가까이는 대만에 있는 동안 다녀온 듯하다. 특히 수도 타이베이로 이사를 한 이후에는 출국 선택권이 넓어져서 좀 더 다양한 국가와 도시로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너 이미 외국에 있지 않냐? 그런데 뭔 또 여행이야?" 


그런데 그 말은 멀리서 보면 맞고 가까이서 보면 틀렸다. 대만이라는 나라 즉 외국에 살고 있는 건 맞지만, 사는 것은 여행이 아니기에 나 또한 일상 속에서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무엇보다 떠나기 위해서는 '용기와 체력이 필요' 하다. 시간이 흘러서 그 조차도 남아 있지 않아서 후회로 남은 삶을 살아가야 하기보다는 떠날 수 있을 때 떠날 뿐이다. 무엇보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나의 인생이라는 시계의 속도가 조금 달라진다. 이전에는 5분 정도 빨리 가는 시계였다면 이제는 정시 혹은 5분 정도 더 느리게 가는 시계가 된 것이다. 그것이 진정 떠나는 이유인 것이다.



떠날 수 있을 때

개인적으로 저가 항공사들의 배려? 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떠나는 위해 필요한 것은 '용기' 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저가 항공사들의 활발한 비행은 나에게 경제적인 부담감을 덜어줌과 동시에 용기를 실천으로 옮기는데 큰 교두보 역할을 해 주었다. 


물론 비싼 숙소는 꿈도 못 꾸고 수화물을 줄이기 위해서 최소한의 짐만 챙겨야 했고 매일 밤 손으로 속옷과 양말을 빨아야 했지만 그러한 불편함 들은 떠나기 전부터 예상했던 일정들이기에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런 행위들이 청승맞지 않아 보이는 제일 큰 이유는 청춘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는 시절이기 때문이다. 나도 언젠가는 비싼 국적기를 예매하고 가끔은 비즈니스 좌석으로 업그레이드도 해보고 쉼 없이 움직이는 여행보다는 5성급 호텔 수영장에서 느긋하게 누워서 시원한 음료수 한잔을 마시는 여행을 꿈꾼다. 하지만 아직은 좀 더 청춘이라서 가능한 여행들을 하고 싶다. 그저 떠난다는 사실만으로 설레고 도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던 지난날들의 여행처럼 말이다. 그리고 눈과 입이 즐거운 여행보다 가슴이 뛰는 소리가 귓가에 끊임없이 속삭이는 그런 여행 말이다. 



- 다음 편은 지리적 이점이 아닌, 단점에 대해서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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