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도 가지 말라고 말리는 중이다.
평소에 자주 들여다보는 SNS 내 대만 한국 간 친구들의 교류를 돕는 PAGE에서 질문이 하나 올라왔다.
(대만 한국 언어 교환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PAGE인데 어느 대만 친구가 올린 질문 글을 캡처했다)
<질문을 해석하면 '한국은 현재 우한 폐렴 상황이 어떤지 묻고 있다. 한국에 너무 가고 싶은데 걱정이 된다'라는 뜻이다>
나는 한국의 상황을 잘 몰랐지만 뉴스 보도를 참고로 답변을 했다
'듣기로는 현재 대만과 상황이 비슷(확진자 수 기준)하다고 해요. 하지만 저는 당신이 한국 가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만약에 당신이 한국에서 중국어를 사용하면 한국 사람들이 중국인이라고 오해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아직 많은 한국 사람들이 대만의 모국어가 중국어라는 사실을 모릅니다)라고 덧 붙였다.
그 외에도 대부분의 댓글들은 한국의 우한 폐렴 확진자 수보다 한국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더 걱정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한국분들은 대만이 중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오해이다. 어쩌면, 이 오해 때문에 대만 사람들이 피해 아닌 피해를 보는 상황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피해라 함은 1차적으로는 현재 한국에 장기간 거주(유학 및 현지 근무 등)하는 대만 사람들이다. 대만에서 한국을 가고 싶은데 망설이는 상황은 2차적이다.
한국 사람들이 중국을 싫어하는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인터넷 댓글 혹은 여행 후기 블로그를 보더라도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시끄러운 중국인들', '더러운 중국인들', '무식한 중국인들' 등등 그로 인해 불편한 경험을 했다는 후기들이다.
사실 나도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좋은 감정이 있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 나라의 정책이나 국가 간 외교적 방향성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지. 10억 인구에 대해서 일일이 나쁜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10억 인구를 일일이 만나본 것도 아닌데 어찌 그들을 함부로 평가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한국에 몇 년째 살고 있는 중국 국적의 친구도 있고 여행 중에 우연히 배낭여행 중인 중국인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에 중국어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사람을 만날 때 국가가 아닌 사람대 사람으로서 다가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만 분과 결혼하여 대만에서 거주하는 한국분이 한 번은 동대문 시장에서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그 내용이 정말 충격적이었다.
"와이프와 대화(중국어 사용)하면서 상점 주변을 걷고 있는데 상인들이 한국어로 중국인이라고 생각했는지 입에 담지 못 할 욕을 하는 것이 들렸어요. 하지만 모르는 척 지나갔습니다. 한국어가 아직 서툰 와이프에게는 아무 말하지 않았어요. 말해봤자 좋을게 뭐 있어요"라고 말이다.
'노란 머리에 파란 눈을 가진 서양인이 영어를 하면 그 사람은 미국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영어를 잘하는 프랑스인일 수도 있고 영국 사람일 수도 있고 호주 사람일 수도 있다.
내 말은 영어를 쓰는 모든 서양 사람이 미국 사람이 아닌 것처럼 중국어를 쓰는 동양인이라고 해서 모든 무조건 중국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1차원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상대가 중국인이라고 생각하여 그래서 한국어를 못 알아들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한국어로 욕을 하는 것은 오류를 넘어서 인성적으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자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이 상황을 한 사람의 어긋난 행위로 봐야 할까? 한국인의 행위로 봐야 할까?
그럼 대부분은 한 사람의 어긋난 행위라고 말할 것이다. 사실 그게 맞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잘못된 행동이 그 잘못을 한 나라의 모든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위와 같은 실수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일반화의 오류"라고 한다.
보통의 정상적인 사람들이라면 인성에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이는 사람과 동등한 대우를 받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행동은 어떠할까? 우리는 10억 인구 중에 한 사람의 행동만 보고 나머지 인구의 성향까지 일방적으로 통일해 버린다.
<대표적인 사례를 보자. 출처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kWGg_eTK7Pc
<이 영상의 주 내용은 중국의 자동차 홍보팀이 실수로 2,200만 원을 2,200원으로 광고는 낸 후에 자동차 대리점에 몰려든 손님들이 몰려든 상황이 촬영된 것이다>
-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아무 잘못 없는 판매 직원에게 현금 2,200원을 주면서 차를 가져오라고 하는 어느 한 손님의 태도이다. 정말 누가 봐도 말이 안 통하는 한 마디로 진상 끝판왕이다. 결국 잘못된 광고를 보고 왔던 다른 손님도 판매 직원을 진상 손님으로부터 보호하는 모습도 나온다. 이 말은 즉 저 진상 손님은 일반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소위 미친놈 보존 법칙의 논리처럼 어딜 가든 꼭 있는 미친놈이다. 그런데, 이 영상은 본 누리꾼들? 은 진상 손님 한 사람의 행동으로 나라 전체를 폄하하고 있다.
대표적인 일반화의 오류이다. 그 외에도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일본 운동선수 기사가 나면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 그 와중에 재미있는 댓글은 "XX는 일본인이라도 까지 마라. 인성 갑이다. 등의 댓글 들이다. 그럼 자기가 모르는 일본인은 욕 해도 된다? 이런 의미로 해석하면 되는 것인가? 이 또한 일반화의 오류이다.
다시 한번 말 하지만 일반적인 상식을 가지고 있고 교육을 받은 사람 기준에서 이해하기 힘든 소위 진상은 어디든지 있다.
https://m.news.nate.com/view/20200118n12175
<인천에서 베트남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40분 지연된 이유가 한국 승객 때문이었다> 만약 이 진상 손님의 국적이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었으면 우리의 반응을 어떻게 나왔을까?
반대로 이 기사를 외국에서 접하고 한국인 전체를 비난하면 우리의 기분은 어떠할까?
결론은 이러하다. 길거리에서 동양인이 중국어를 한다고 해서 중국인으로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오해와 선입견은 분명히 다르다' 선입견이 강할수록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기 쉽다는 점을 기억하자.
그렇다면 오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일단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부터 버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중국과 대만의 중국어 미세한 중국어의 차이를 알아두는 법이다. 이건 나의 경험을 토대로 정리한 내용인데 이것이 꼭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판단의 기준은 되리라 믿는다. 혹시나 거리에서 중국어가 들린다면? 나의 경험담을 참고하길 바란다.
아주 간단한다. 중국 사람의 중국어가 시끄럽게 들리면 중국 사람이고 중국어를 일본 사람들처럼 조용히 소근소근 하면 대만 사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도 경상도 사투리와 충청도 사투리를 비교했을 때 같은 한국말이지만 다르게 들리고 우리가 구분할 수 있는 것처럼 대만에서 중국어를 배운 나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보통 구분을 한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나 또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사실 대만 사람들과 대화하다가 중국 사람들의 중국어를 들으면 충청도 사람과 조곤 조곤 대화하다가 경상도 사람과 대화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지역별 말투와 의성어에 따라서 조금 더 그렇게 들릴 뿐이다.
이 글은 우한 폐렴을 중심으로 전개되었지만 이야기의 중심은 바로 나를 포함한 우리의 모습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누는 것을 참 좋아한다. 2개밖에 안 되는 성별을 남과 여로 나누고 학교 이름으로 나누고 직업별로 나누고 지역별로 나누고 이제는 아파트 이름으로 나누는 세상이다. 대륙별로 나라별로 인종별로 나누는 것은 언제부터인지 알 수도 없을 정도로 오래된 이제는 조금씩 바뀌어야 할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나누어봤자 돌아오는 건 우리가 한 것 그대로 돌아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