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생각과는 약간 다를 수 있다.
여행이든 출장이든 대만을 처음 방문한 한국분들이 말하는 대만의 첫인상은 비슷비슷한 거 같다. 다들 기대 없이 왔다가 막상 와 보니 깨끗한 거리만큼이나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옛것을 잘 보존하고 있으면서도 한때는 전 세계에서 제일 높은 빌딩이었던 101 빌딩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중심가의 화려함은 한때 아시아 4대 용(당시 한국은 미포함)이라 불리던 국가의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현재 대만에 살고 있는 나에게도 처음 대만에 왔을 때는 그들과 다르지 않았다. 내가 기억하는 첫인상은 간판은 한자로 가득한 중국인데 거리의 분위기는 일본스러운?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 이유에는 깔끔한 거리와 지하철 내 금식 등의 정책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대만 사람들의 마스크 착용 문화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일본, 대만 양국을 여행해 본 분들이라면 내 이야기에 공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014년 11월 처음 대만에 왔을 때였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지나가는 사람 중에 절반은 마스크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처음으로 해외를 갔던 국가가 일본 도쿄였는데 그때의 기억이 떠 올랐다.
그 당시 한국에서는 마스크라도 하고 사람을 마주하게 되면 감기 걸렸어?라는 질문을 받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마스크 착용 = 감기 환자'라는 시대적 분위기였기에 상대적으로 마스크를 많이 하는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지던 때였다. 그때 느꼈던 비슷한 인상을 대만이라는 국가에 와서 또 느낀 것이다.
물론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대만 사람들이 전부 감기가 걸려서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감기 환자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인구 대비 오토바이 보유량이 제일 많다는 대만에서는 오토바이에서 나오는 매연 때문에 운행 중에 마스크를 하기도 하고 내가 아는 대만 여자 친구는 생얼로 집 밖을 나가야 할 때 꼭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하였다. 그 이외에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흰색 마스크 말고 색깔 있는 마스크로 옷과 깔맞춤을 하기도 하는 등 마스크 착용에는 내가 적은 이유 이외에도 많은 이유들이 존재할 것이다.
그런데 하루는 대만에 오래 사신 분에게 대만 사람들이 마스크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대만 사람들이 마스크를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마스크 착용을 통해서 보호받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 보호라는 것이 외부 질병에 대한 전염으로부터의 보호가 아니라 마스크로 자신의 얼굴 절반 가까이를 가림으로서 느끼는 심리적 보호라는 것이다.
물론 이 이야기 또한 모든 사람이 감기 때문에 마스크를 하지 않는 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위와 같은 이유로 마스크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이 문단만 읽고 대만 사람 전체를 판단하지 않아주셨으면 한다.)
이유야 어찌 되었던 생활 속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매우 좋은 습관이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기 때문이다. 특히나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확산 조짐이 보이는 우한 폐렴을 보면 더더욱 그러하다.
마스크가 최선의 방법은 아니겠지만 마스크 착용은 현재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방 조치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마스크 착용률을 체감상으로 말하자면 70% ~ 80% 정도는 하는 것 같다. 우한 폐렴 게다가 부쩍 추워진 날씨에 마스크 하기 딱 좋은 날씨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는 거리에 절반 넘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안 한다고 뉴스를 통해서 소식을 접 했는데 나의 경험을 빌려서 이야기하자면 마스크 착용이라는 게 사실 습관이 중요한 거 같다.
처음에는 좀 귀찮기도 하고 특히 더울 때는 더운 공기가 입 안에서 밖으로 배출이 안 되니 불편하기 짝이 없지만 대만 사람들은 고온 다습한 이 나라에서 날씨에 상관없이 마스크를 습관처럼 하고 다닌다. 나도 대만에 적지 않은 시간을 거주하다 보니 그들의 생활 방식이나 습관을 자연스럽게 따라 하게 되는데 마스크 착용도 그런 사례 중 하나이다. 나를 보호해주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궁금증보다는 그들을 이해하기 위한 제일 좋은 방법은 그들처럼 하는 것이었고 또 상황에 따라서 마스크를 하는 것이 상대방의 대한 예의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점점 익숙해지고 편안해졌다. 특히나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라는 게 깎기는 귀찮거나(남자분들 공감?) 가끔 턱 쪽에 보기 싫은 뾰루지가 나면 마스크가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확실히 마스크를 끼고 다니니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느껴졌다. 대만 사람들이 말하는 느낌이 이런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위와 같은 이유가 마스크 착용을 주 이유였지만 조금씩 습관이 되고 나니 나중에는 마스크를 안 하면 선크림을 안 바르고 한 여름에 외출을 나간 사람처럼 혹은 집에 가스 밸브 잠구는 것을 확인하지 못하고 나온 사람처럼 안절부절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걱정할 건 없다. 대만에서든 필요하면 언제든지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야시장에서도 색상별로 묶음 판매를 하기도 한다.
<2015년 가오슝에서 어학당 초급 시절. 동기들과 선물 받은 마스크를 찍고 찍은 사진>
한국에서는 어지간해서 보기 힘들 것이라 예상되는 사진 속 핑크색 마스크는 당시 회화 담당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선물로 준 것이다. 마스크를 자세히 보면 볼에 압착이 되는 나름 기능성이라 가격도 있는 편인데, 사진만 보면 문득 짐 캐리가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영화 마스크가 생각나는 비주얼이기도 하다.
다시 우한 폐렴 이야기로 돌아와서 마스크에 대해서라면 전 세계 순위 안에 들 정도로 습관화되어 있는 대만이지만 우한 폐렴 9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 (물론 이 수치는 계속 변동이 되겠지만)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인근 국가들과 상황을 비교해보면 선방하고 있는 듯하다. 그 외에 대만 정부는 국내 생산 마스크 수출 통제 이외에도 중국 항공편 취소 및 중국인 입국 전면 금지 등의 정책으로 인해 큰 위기 없이 잘 마무리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이전에 사스도 그랬고 메르스도 잘 이겨낸 경험이 있는 대만이기 때문이다.
<출처 : 불분명, 인터넷에서 우연히 발견>
빨간색 중국어는 한국어로 번역하면 '마스크는 아주 정말 중요해' 라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