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양곤에서 만난 사람들
미얀마의 수도 양곤.
그냥 걷다가 마주했고,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었고, 그러다 눈이 마주쳤다.
이따금, 그럴 때가 있다. 우연히 눈이 마주쳤을 때 그 눈빛이 '안녕? 반가워'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되는 순간.
아이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본능적으로 걸음에 제동이 걸렸다.
이내 손에 쥐고 있던 커다란 검정 카메라를 슬쩍 들었다.
'시선은 아이를 안고 있는 아빠에게로 향한 채로'
아빠는, 조용히 아이의 손 한쪽을 들어주었다.
옆에 있던 삼촌도 수줍은 듯 엄지를 슬며시 들어주었다.
그리고 잠시.. 마실 나와 계시던 옆집 아저씨까지.
서로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알 수 있었다.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에 '한 장 더'라고 말하지도
못했던, 그래서 더 소중할지도 모를 순간들.
천진난만한 표정의 아이.
세상 맑은 표정의 아빠와 삼촌.
어딘가를 응시하며 웃고 있는 옆집 아저씨까지도.
그들의 환대에 이방인은 그저 행복할 뿐이었다.
이제는 머릿속에서 그날이 수채화처럼 그려질 정도로.
수백 번이라는 단어가 부족할 만큼, 미얀마를 그리워한 것 같다.
훗날 이 사진 하나만을 손에 쥐고, 그날 내가 걸었던 거리를
수십 번도 더 걷다가 지쳐 쓰러져도 좋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