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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블랑카, 골목길에서 만난 웃음소리

골목길 위에서, 피어나는 웃음꽃

by 타이완짹슨

여행 한 줄, 사진 한 움큼 EP 4.


모로코, 카사블랑카

처음부터 웃어준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곁눈질로 멀끔 멀끔 쳐다보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나의 걸음걸이조차도 경계하는 듯 보였다.


돌이켜보면 나라는 존재는, 그저 만화 속 등장하는 '진격의 거인 같은 존재로 느껴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2배는 큰 키와 덩치, 전혀 다른 피부색, 게다가 낯선 언어로 인사를 건네는 이상하고 무서운 존재.

어쩌면,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에게, 또 외국인이라는 존재감을 모르는 아이에게, 난 그저 사람을 닮은 외계인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간격을 두었다. 서서히 물리적인 거리를 넓힌 후에, 이번에는 손을 높이 들고 흔들었다.

그제야 긴장을 풀고 웃어 보이는 아이들.

어쩌면, "사람과 외계인도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적어도 아이들의 시선에서라면.


그날에 고마웠어, 카사블랑카를 수호하는 독수리 오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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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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