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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재생될 때

낭만이 동화처럼 찾아들 때

by 타이완짹슨

여행 한 줄, 사진 한 움큼 EP 7.


때로는 영화처럼, 때로는 동화처럼

이따금, 비 내리는 가을날 듣는 노래 중에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이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다. 그리고 창 밖을 보며 먼 길을 떠나야 할 때 듣는 노래이기도 하다.

한동안 바쁜 일상에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잊고 지내었는데, 문득 이 사진을 보면서 잊고 지내던 마음의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하며, 잠시 지난 여행이라는 회상에 잠겼다.


두 번째 , 튀르키예 여행에서

흑해가 보이는 수도 이스탄불을 떠나 지중해가 보이는 페티예와 안탈리아로 가기 위해서 무려 16시간을 버스로 이동해야 했지만, 지루할 틈이 없었던 이유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튀르키예의 아름답고도 다양한 풍경 때문이었다.

그중에서도, 도로를 가로질러 이동하는 소떼들을 눈앞에서 지켜보게 된 순간. '엉덩이가 절로 들썩이고 말았다' 운 좋게 앞자리에 앉은 덕에, 다시 오지 않을 '소떼들의 통행?'을 실컷 눈에 담았다.

무엇보다, 2차선 왕복 도로를 가로지르는 소떼들의 이동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나란히 멈춤에 동참하는 차량들의 느긋함과, 이들을 인도하는 목자(소몰이꾼)의 여유로움이 담긴 감사의 인사까지, 한적한 도로에 잠시나마 긴장감과 동시에 달콤한 바람이 부는 듯한 여행의 즐거움이 더해졌다.


아마도, 여행에서 가장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시점이 이런 순간이 아닐까 싶다.

바로, 영화 속 혹은 동화 속 이야기가 내 눈앞에 펼쳐질 때

어쩌면, 수많은 여행 중에서 가장 '영화와 동화' 사이 어딘가 가장 비현실적처럼 와닿았던 순간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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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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