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즐겨하는 게임 중에 ‘브롤 스타즈’라는 모바일 게임이 있다. 이미 유행의 절정은 끝이 났지만, 늦게 배운 도둑질이 더 무서운 것처럼 ‘즐김’을 넘어서 ‘중독’에 가까운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게임이다.
게임의 룰은 간단하다. 각기 다른 캐릭터로 무장한 10명의 플레이어가 게임에 접속해서 서로 다른 무기로 상대방을 공격하다가 최후에 남는 1인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한마디로 서바이벌 슈팅게임이다.
게임의 룰은 간단하지만, 게임 기획자들이 곳곳에 숨겨놓은 미묘한 장치들로 인해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다. 이런 장치들 때문에 사람들이 게임에 중독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과 함께 게임을 잘하는 방법이 회사 생활을 잘하는 방법과 묘하게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래서 소개해 본다. 게임 브롤스타즈에서 발견한 ‘게임의 법칙, 회사 생활의 법칙’이다.
첫째, 싸우지 않으면 성장하지 않는다.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배틀 게임이다. 상대방을 죽이고 살아남는 자가 승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때 몇몇 플레이어들은 적과 싸우기 보다 요리조리 피하고 숨어서 생존하는 전략을 선택한다. 전투를 피하고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버티기만 할 뿐이다. 하지만 이런 플레이어들의 최후는 불 보듯 뻔하다. 결국 상대방을 처치하며 차곡차곡 레벨 업을 한 다른 플레이어들의 먹이감이 될 뿐이다.
*레벨업: 게임에서 상대방을 처치할 때마다 주어지는 보상으로, 1명을 처치하면 1만큼의 레벨이 업그레이드 된다.
게임에서의 전투는 회사 에서의 일과도 같다. 물론 회사 에서는 늘 하던 일이나 주어진 일만 해도 월급값으로 충분하다. 일을 더 시킬 권리도, 일을 더 해야할 의무도 없다. 하지만 세상일이 어디 정해진 대로만 돌아가는가?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뜻하지 않게 새로운 일이나 난도가 높은 일이 주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때 이 일을 마다하거나 회피하면 성장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실력이 쌓이고 회사에서 성장하는 순간은 늘 어렵고 하기 싫은 일과 맞닿아 있다. 그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던 그렇지 않던 그 일을 끝내는 순간, 경험치가 쌓인다. 그리고 그 경험이 연결되고 연결되어 실력이 되고 노하우가 된다.
위로 올라갈수록 이것 저것 다 해보고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은 단단해지고 결국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최후의 1인이 된다. 브롤스타즈에서 적들을 처치하며 착실히 레벨업을 달성한 플레이어들 처럼 말이다.
둘째, 파워 큐브(박스)를 먹어야 성장한다.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레벨업을 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적을 처치하면 파워가 1만큼 강해진다. 두 명을 처치하면 파워가 2만큼 강해지며 레벨 업을 한다. 이때, 적을 처치하는 방법 외에 파워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전장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박스를 먹는 방법이다. 싸우지 않아도 이 큐브들만 잘 골라 먹어도 적보다 강해지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회사 생활에서의 파워큐브, 이것의 의미는 자기개발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신입이나 대리때는 일을 잘하다가 어느 정도 자리에 올라가면 B급 플레이어가 되고, 나아가 무능력자가 되며, 결국 퇴물이 되어 퇴사하는 경우를 종종 지켜봤다.
그런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과거의 성공경험에 매몰되어 있거나, 마음속에 자만심이 자리한 경우가 많았다.
‘지금까지 잘해왔으니까 앞으로도 잘할꺼야’,
‘내가 하던 방식이 맞으니까 하던대로만 하면 되’ , ‘나는 잘하니까 공부할 필요없어. 내가 최고인데’
라며 착각하고 산 것은 아닐까?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나를 둘러싼 조직내, 조직 외부의 경쟁자들은 오늘도 손에서 책을 놓치 않고, 각종 아티클을 섭렵하며, 동영상 강의, 오프라인 강연회 등에 참석하며 끊임없이 스스로를 단련해 간다.
학습하고 자기개발은 하지 않고, 나를 알아주지 않는 회사만 원망하거나 좋은 게 좋은 거고, 사람이 최고라 생각하며 인간관계만 쌓다가는 나도 모르는 사이 도퇴되고, 내 주변에 있던 사람들 마저 등을 돌리게 될 지도 모른다.
안주한다는 것은 보이지 않지만, 퇴보하고 있다는 뜻과 같다. 빡센 업무만으로도 충분히 힘들겠지만, 나만의 파워 큐브를 찾아서 매일 매일 나 자신을 높여가는 노력은 언젠가 역치를 뚫고, 그 힘이 발휘되는 날이 올것이다.
셋째, 게임에서 주어진 퀘스트를 수행해야 성장한다.
게임에서는 종종 퀘스트(과제)가 주어진다. 가령 이런 식이다.
‘A라는 캐릭터로 적에게 피해 1만 입히기’
‘연속 플레이하기 5판 등이다.’
물론 게임을 즐기는 방식은 여러 가지지만 게임에서 제공하는 퀘스트를 수행하고 완료하면 인정과 보상이 주어진다. 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때 게임에서 주어지는 퀘스트는 회사 생활에서의 목표와 그 의미를 같이한다. 회사에서는 많은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개인에게 주어지는 목표를 우선시해야 한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사실은 내가 지금 하는 일이 팀의 목표, 나아가 회사의 목표에 기여하는 지를 체크하는 일이다.
아무리 탁월한 성과를 내도 그게 회사의 목표에 기여하지 못했다면 그건 성과가 아니라 일의 결과일 뿐이다. 겉으로는 칭찬하지만 ,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다. 일을 하기 전에 반드시 Why라고 묻고, 내가 이일을 하는 이유이자 목적을 확인하고 진행하자. 개인의 목표, 나아가 팀과 회사의 목표에 기여하는 지 확인하고 일을 수행하는 것만으로 일의 의미는 좀 더 살아날 것이다.
추가적으로 목표 관련 꿀팁 하나를 더 방출한다. 사람들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목표가 담대하거나 너무 높아서가 아니다. 단지 목표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목표를 잘게 나누어 관리하고 달성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목표가 크면 하기도 싫고 어려워 보이지만, 목표를 잘게 쪼개면 하고 싶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100KM는 멀게 느껴지지만, 그 절반인 50KM, 그 절반인 25KM는 좀더 쉽고, 나아가 10KM, 5KM는 더 쉽게 느껴지기에 달성하고 싶은 욕구나 하고자 하는 동기가 발동하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4.게임 도중 전화가 오면 게임이 망한다
가끔 열나게 게임을 하고 있는데, 전화라도 오는 순간이면 내 캐릭터는 갈 곳을 잃고 방황하다 결국 적의 총탄에 숨을 거둔다. 당연히 성적이 좋을 리는 없다. 잘하면 8-9위, 거의 꼴찌로 게임을 마감한다. 게임을 할 때는 방해금지 모드나 달님 모드 등으로 전화를 차단하고 오롯이 게임에 집중해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솔직히 회사에서 온전히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도 야근할 일이나 주말 출근은 없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찾아되는 상사들, 시도때도 없이 오는 전화, 이메일과 카톡 등. 우리의 집중력을 분사시키는 위협이 종종 우리의 집중력을 무너뜨리기에 일할 시간은 없고, 회사에 있을 시간만 늘어난다.
어떤 일에 집중하다가 한번 잃은 집중력을 되찾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미국 어바인 대학교의 마크 교수는 한 연구를 통해 직장인들은 평균 3분마다 한 번씩 집중력에 방해를 받고 있으며, 이 생각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 놓는 데는 평균 23분의 시간이 걸린다고 밝힌 적도 있다.
한번 멈춘 자동차가 다시 시동을 걸고 엔진에 열을 가하고 속도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집중력을 유지하자. 이메일은 정해진 시간에만 체크하고, 집중할 때는 카톡은 무음으로 해보자. 때로는 집중력을 위해 미팅을 핑계삼아 회의실이나 커피숍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집중력은 최고의 시간관리 기술이 되어줄 것이다.
5.전쟁은 끝나도, 게임은 계속된다
약 2분 남짓의 게임 한판이 끝나면 내 순위가 결정된다. 때로는 운이 좋아 1등을 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3-4등을 하고 트로피 획득이라는 보상이 주어진다. 하지만, 가끔 허무하게 일찍 죽어서 9등이나 10등을 하게 되면 어렵게 모은 트로피를 잃게되고, 그 순간 핸드폰을 집어 던지고 싶은 극강의 스트레스가 찾아온다.
즐기고자 시작한 게임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다 가는 게임을 오래 지속할 수 없다. 게임의 궁극적인 목적은 1판을 이기고 지냐가 아니라, 게임을 얼마나 즐기느냐가 아닐까? 얼마나 즐겼냐, 총 쏘는 내 실력이 얼마나 성장했냐가 결국 게임을 오래하고 즐길 수 있는 마인드 셋이라고 생각한다.
회사 생활은 희로애락의 어디쯤을 계속해서 왔다갔다하는 긴 여정이다. 한판의 전투가 아니라, 계속해서 이어지는 게임일 뿐이다. 버라이어티한 환경속에서 일희일비 하다 가는 스트레스 받아서 회사를 그만 두고 싶은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길게 보고 회사생활을 게임처럼 오래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잠깐의 성공에 도취되지 말고 적당히 즐기며, 잠깐의 실패에 좌절하지 말고 소주한잔에 털고 일어날 수 있는 용기로 오래 보고 길게 보고 회사 생활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나의 경쟁상대는 일 자체도 아니고, 옆자리의 김대리나 박과장도 아니며, 결국 어제의 나일 뿐이다. 어제의 나보다 성장했다면 그걸로 됬다. 게임은 계속되니까 언젠가 나는 강한 사람이 될 꺼라는 믿음으로 존버해보자. 버틸 수 있는 능력과 끈기를 갖춰서 회사생활이라는 게임의 승자가 되는 날까지 파이팅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