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가지 없는 기획은 피하자 4편
기획이란 무엇인가
4가지 없는 기획은 피하자
네 번째 이야기는 뇌피셜이 아닌 오피셜로 무장하라! 라는 주제입니다.
기획을 하고 상사에게 보고를 하다 보면 이런 말로 방어벽을 치는 상사분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우리네 상사들이 즐겨쓰는 단골멘트입니다.
분명 참신하고 새로운 기획인데, 상사들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모양입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변화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익숙한 것에 끌리고 안정을 추구하는 동물이라고 할 수 있죠. 특히 세월의 풍파를 온몸으로 맞고 변화의 어려움을 몸소 깨달은 상사들이 특히 그렇습니다.
또한 나이가 들고 연차가 높을수록 습득한 지식의 양보다 경험을 통해 학습한 양이 많습니다. 자연스레 그들의 판단체계는 과거의 경험에 의존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변화보다는 안정, 시도보다는 회피, 새로운 것보다는 익숙한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종종 ‘내가 해봐서 아는데.’ ’그냥 하던데로 해’ 라고 하는 것입니다. 나름 이유있는 상사들의 항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과연 상사들의 판단은 전부 맞는 것일까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한 가지 사례를 통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SBS 다큐스페셜 ‘마흔, 팀장님은 왜 그러실까?’ 에서 어느 회사의 직원이 막걸리 위에 솜사탕을 올리자고 기획을 한 적이 있습니다.
도통 이해가 안 간다는 팀장님의 표정이 아직까지 눈에 선하게 기억납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안 드는 눈치입니다. 이미 시장에 출시되어 있는 알밤 막걸리나 바나나 막걸리와 유사한 수박 막걸리를 원하는 눈치입니다. 이때 그 직원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무릎을 탁 치며 놀란 적이 있습니다.
“팀장님 요즘 젊은 세대들은 술을 입으로만 먹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먹습니다. SNS에 사진을 올리는 습관이 있는 그들을 대상으로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 조사 결과, 음식 사진을 찍는 것이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답한 20대가 76%에 육박합니다.”
아마 이 이분이 기획서를 썼다면 아래와 같이 쓰지는 않았을까 가상으로 작성해 봤습니다. 충분한 근거를 들어서 기획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방향으로 말이죠.
결과적으로 그 막걸리는 세상에 출시되었고, 출시 직후 소위 잇템, 인싸템, 대박템이 되었다고 합니다. 결과도 좋았지만, 팀장님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직원의 한마디는 기획의 정수를 보여주는 멋진 한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기획을 하거나 새로운 시도를 할 때는 막연한 주장이나 허무맹랑한 의견이 아니라 명확한 이유와 사실적인 근거를 통해 뒷받침해야 합니다. 관련된 사례, 고객 분석 결과, 통계자료, 언론 보도자료, 전문가 의견, 학술 자료 등의 사실적인 근거를 토대로 주장을 해야 라테를 좋아하는 상사의 벽을 쉽게 넘을 수 있습니다.
아래 기획서는 모 정부지원 사업에 지원할 때 썼던 기획서의 일부입니다. 주장하려는 바를 설득력있게 하기 위해 철저하게 근거로 무장해서 기술했습니다. 통계자료와 실제 인터뷰 내용, 설문조사 결과등을 활용했습니다.
관련해서 가장 설득력있는 기획서를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바바라민토가 고안한 피라미드 구조 방식을 추천드립니다. 피라미드 모양을 닮은 논리 구조로서 결론(주장)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주관적/추론적 이유와 객관적/사실적 근거를 갖춰서 기술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우선 이렇게 생각을 피라미드 구조로 정리한 후, 이를 워드나 한글 기획서 형식에 맞춰서 옮기면 아래와 같이 기술할 수 있습니다.
파워 포인트 기획서로 구성한다면 아래와 같은 흐름이 되겠네요.
기획에서 무기가 되는 것은 문제의식이지만, 그 무기를 날카롭게 하는 것은 관련된 사실이나 근거입니다.
뇌피셜이 아닌 오피셜로 무장해서 라떼 증후군에 걸린 상사의 벽을 단박에 넘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