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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갓기획 Jul 23. 2023

 '왜'라고 묻는 걸 싫어하는 상사들 어떻게 하면될까?

 

보고서를 쓸 때 지시자의 의도를 아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의도나 목적을 알아야 제대로 된 방향성을 잡고 상대방이 원하는 결과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해서 [ 1도 이론] 이라는 것이 있다. 포탄을 장전하고 조준할 때 1도가 틀어지면 포탄이 떨어지는 곳에서는 1km 이상 벗어난 곳에 떨어진다는 이론이다. 마찬가지로, 보고서도 최초 1도(의도)가 잘못되면 상사가 의도한 것과 전혀 다른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Start with Why로 보고서를 시작하라고 강조한다. ‘왜?’ 라고 물어서 지시자의 의도나 목적, 배경 등을 먼저 파악한 후에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현실과 괴리가 발생한다. ‘왜?’ 라고 묻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상사들 때문이다.


이런 저런 지시가 끝난 후에, ‘팀장님 혹시 이 보고서를 왜 써야하는 지 알 수 있을 까요?’ 라는 질문을 달갑게 여기는 상사는 없다. 물론 친절하게 답해주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이런 말이 먼저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내가 그거까지 가르쳐 줘야 해?” 

“꼭 그걸 물어봐야 아나? 알아서 좀 해” 

“지금 나한테 따지는 거야?” 


더 잘하기 위해 질문을 한 것뿐인데 돌아오는 것이라고는 핀잔과 구박뿐이요, 남는 것이라고는 민망함 밖에 없다. 


왜 그러는 것일까? 


귀찮아서 그러기도 하고, 당연한 걸 물어서 짜증나서 그러기도 하지만, 사실  본인 스스로도 잘 모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자기도 모르는 걸 대 놓고 물어보니 방어기제가 발동해서 거친 말들이 튀어나가는 것이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Why를 알긴 알아야 겠는데, 핀잔과 구박을 피하면서 좀 도 효과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럴 때 활용해 볼 수 있는 몇가지 방법을 제안해 본다.  






1) 선빵 날리기 


“팀장님 제가 생각하기에 최근 직원들이 직무만족도가 떨어지고, 이직율이 증가하고 있어서 그런 걸 개선하고자 이 프로젝트를 하는 게 맞을까요?” 


이런 식으로 뭔가 의견을 제시하게 되면 이 의견이 하나의 트리거(방아쇠)가 되어 지시자의 사고를 자극하게 되고, ‘맞다’ 혹은 ‘그건 아니고’ 등의 의견을 얻어낼 수 있다. 맞으면 좋은 거도, 내가 제시한 Why가 상사의 Why와 다르다고 할 지라도 어쨌든 원하는 답은 얻어낼 수 있으니 손해볼 것 없는 장사라고 생각한다. 


2) 선 인정 후 우회적으로 묻기 


선빵 날리기는 어느 정도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야 가능한 방법이고, 즉각적으로 why를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질문을 해야 한다. 이때 말의 순서나 어조가 중요하다. 다짜고짜 


‘그거 왜하는 거요?’

‘왜 그걸 해야 하죠?’ 


라고 묻는 것은 딴지 거는 걸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 수 있다. 우선 동의하고 공감하는 제스처를 취한 후에, 우회적으로 이렇게 질문해 보자. 


‘팀장님 이거 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제가 좀 더 좋은 보고서를 쓰기 위해서는 이유나 목적을 알면 더 좋을 것 같은데요. 혹시 팀장님께서 생각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일단 상대방의 업무 지시에 동의한다는 사탕발림 멘트가 상사의 경계심을 녹여내고, 그 다음에 들어가는 질문에 대한 수용력을 높여줄 수 있다. 


3) 제로 드래프트로 사전 확인하기 


1), 2) 조차 허용하지 않는 상사들도 부지기수다. 아예 질문 자체를 허락하지 않는 상사들에게는 두가지 방법 모두 무용지물이다. 이럴 때는 어쩔 수 없이 주변 동료들에게 자문도 구하고, 여러가지 상황을 파악한 후에 제로 드래프트를 써서 1차 보고가 아닌 0차 보고를 해야 한다. 


Why-What-How 등의 순서로 '왜 하는 건지?' , '아웃풋은 이렇게 하는게 맞는지?' '실행 방법은 이렇게 하면 되는지?' 등을 반 페이지나 메모 형태로 정리한 후에 팀장님에게 사전 컨펌을 받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한 두시간이나 늦어도 반나절 이내로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구두상으로 0차 보고를 하는 것이다. 


그래야 보고서를 다 써서 제출하고 난 후에 


“누가 이렇게 쓰라고 했나?”

“내가 이야기 하라고 한 것이랑 다른데?”


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피드백을 피하고, 야근도 피해갈 수 있다. 





물론 위와 같은 방법이 통하지 않는 상사도 있고, 상사의 의도를 파악하고 보고서를 써가도 상사의 이런 저런 피드백을 피할 수는 없다. 상황이 변하기도 하고, 상사의 생각이 변하기도 하고, 보고서를 보면서 새로운 생각이 만들어 지면서 이런 저런 할 말이 많은 게 상사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뭐 하나라도 피드백을 해야 자신의 입지가 서고,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그걸 꼭 나쁘게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말자. 생각하기에 따라 나를 더 단단하게 하고 내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자양강장제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보고서는 Why로 시작하되, 상사의 피드백은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마인드 셋을 가진다면 내 보고서는 나날이 일취월장해서 그 누구도 손 댈 수 없는 완벽한 보고서에 가까워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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