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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갓기획 Sep 01. 2023

내 기획서는  왜 까이는 걸까?

상사가 하는 애매모호한 피드백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보자 

몇 날 며칠 고민해서 ‘이 정도면 되겠지’ 싶어 상사에게 들이민 기획서. 


칭찬까지는 아니더라도, 오케이 싸인은 떨어지겠지 기대해 보지만, 기대가 푸념으로 바뀌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이면 충분하다. 상사는 역시 나와는 전혀 다른 종(種)의 인간이었다. 오케이는커녕 알 수 없는 말들로 내 기획서를 탈탈 털기 시작한다.  


“김대리. 기획서가 딱 감이 안 오네.. 뭔가 부족해

“내용이 뭔가 좀 애매한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으니까 알아서 수정해 와 봐.”


그래. 내 기획서가 부족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럼 좀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피드백을 해줄 것이지. 도대체 ‘감이 안 온다’는 무슨 말이고, ‘애매한데’ 또 무슨 말인지. 내 입장에서는 상사의 피드백이 감이 안 오고 애매할 뿐이다. 최악은 ‘알아서’로 결론짓는 상사의 태도다. 그럴 거면 자기가 ‘알아서’ 수정할 것이지, 상사의 ‘알아서’에 이제 ‘앓아’ 누울 일만 남았다.  


물론 조직마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어쨌든  회사 생활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단면이다. 기획서는 수시로 상사의 알 수 없는 피드백에 안드로메다로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자리로 돌아오며 영끌해서 상사 욕을  해보지만, 바뀌는 것은 없다. 차리리 스스로 답을 찾는 것이 신상이 유리하다.


우선 상사들이 날리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아래 5가지 내용으로 정리해 본다. 5개의 항목은 우선순위가 아니라 단순 나래비이며, 조직이나 상사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내용을 정리하는 김에 5가지 피드백에 담긴 상사의 의도와 간략한 솔루션까지 정리해 본다.   



1. 중언부언 앞뒤가 하나도 안 맞잖아 


기획서를 읽어 가는데 탁탁 막히고, 흐름이 끊긴다는 이야기다. A 다음에 B, B 다음에 C가 나와야 자연스러운데 A 다음에 쓸데없는 내용 (가) 혹은 C가 튀어나온다. 이 때는 기획서의 기승전결, Why – What- How – So What의 흐름으로 전체 스토리를 점검해 본다. 


1.    Why: 왜 하고 (명분제시) 

2.    What: 핵심이 뭐고 (콘셉트, 특징) 

3.    How: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건지 (실행계획, 일정, 예산, 담당자) 

4.    So What: 그래서 효과가 뭔지 (목표, 기대효과) 


흐름을 정리해서 스토리로 설득력을 높여보자. 




2. 핵심만 간결하게 쓸 수는 없냐? 


내용이 흩어지고 산발적으로 작성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때는 구조화 표현을 통해 상대방의 뇌를 정리해 주는 방식을 써야 한다. 예를 들어 A 순댓국 집의 특징 1, 2, 3,4,5,6으로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A 순댓국집의 특징 강점-1,4,2 약점 -3,5,6이나 HARDWARE- 1,2,3 SOFTWARE- 4,5,6 등으로 표현해 주는 방식이다. 한마디로 낱개가 아니라 덩어리로 묶는 구조화 표현 (그룹핑, 범주화)을 통해 간결하게 기획 내용을 정리해서 전달하는 것이다. 




3.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상사는 내 기획서를 다 읽고 싶은 인내심도 없고, 읽을 시간도 없는 사람들이다. 길고 장황한 기획서 내용 앞에 머리만 복잡하고 딴생각이 든다. 전체를 요약해 주는 요약 페이지를 추가하면 된다. Executive Summary 형태로 1페이지 정리도 좋고, 3줄 정리로 Why-What-So What (목적-핵심-효과)로 정리해도 된다. 하지만, 요약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으니, 극강의 정리라 불리는 콘셉트 표현이다. 


콘셉트는 전체 기획 내용을 압축 요약하는 방법으로 '한마디로 000입니다.'라고 강하고 어필하는 효과가 있다. ‘한마디로 제 기획은 ‘A 공간을 회사의 실리콘 밸리와 같이 구축하자는 것입니다.’ 구구절절하게 A공간에는 최첨단 00을 설치하고,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00 공간을 설치하고, 개방감은 높이며 등등으로 설명하는 방법보다 더 강력하게 다가온다. 상사의 머릿속에 한방을 날려 설득력이 배가되는 방식이다. 



4. 지금 소설 쓰냐? 


근거 부족, 수치 표현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일방적인 주장이나 생각만 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팩트가 없으니 상사에게 내 기획서는 해리포터 소설로 비칠 뿐이다. ‘많은 기업이 참여했다’는 표현보다는 ‘230개 기업이 참여했다’가 낫고, ‘생산성을 극대화하겠다’라는 표현보다는 ‘업무 효율을 20% 향상하고, 월 2억 원의 매출증대에 기여하겠다’라는 표현이 낫다. 


이때 수치 표현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비교와 추이 표현이 있다. 단순히 수치만 제시하는 것보다, 전년대비, 경쟁사 대비 00이다 로 표현하면 그 의미가 확실해진다. 제가 체중이 95kg으로 비만입니다 라는 표현보다 40대 평균이 80kg인데 95kg은 15kg 과체중으로 비만입니다가 낫다. 또한 상사는 숫자의 전체상을 알고 싶어 하기에 과거 몇 년, 월별 추이 등을 통해 전체 숫자 속에 부분을 보여주는 기술도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해결책에 대하 근거로는 사례만 한 것이 없다. 이때 단순 사례만 제시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사례+효과를 쌍으로 기재하자. ‘BMW에서 A시스템을 도입해서 고객만족도가 15% 증대했습니다.’ 



5. 기획서가 사골이냐? 맨날 하던 거 말고 참신한 거 없어 


사실 답이 없는 이야기다. 나는 일개 직장인에 불과할 뿐인데, 상사는 내가 스티브 잡스가 되길 원한다. 그럴 거면 잡스형 월급만큼 주던가. 창의적, 현신적 생각, 새로움을 원하는 상사에 당해낼 제 간이 없다. 그땐 이 책을 한번 참고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시선의 발견은 세상의 다양한 기획 사례를 소개하고 그 안에 담긴 의도, 기획자의 생각, 기획 방법, 아이디어 발상 도구 등을 소개하고 있다. 쉽고 재미있게 쓰인 책이니 잡스 까지는 아니더라도 사골 끓이는 일은 좀 더 줄어들지 않을까 기대해 보며, 일독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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