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드라마에서 후배의 기획서를 검토하던 상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귀찮다는 듯이 보고서를 덮으며,
“그래서 핵심이 뭐야? 3줄로 요약해서 말해봐”
동공이 오만 번쯤 흔들리던 직원은 상사의 단호함 앞에 버벅 거리다가 결국 고양이 앞에 쥐 꼴을 하고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밤낮으로 고민하며 힘들게 써간 보고서 좀 읽어주면 어디가 덧나나?’ 싶겠지만, 상사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기도 한다. 우선 공사다망한 상사 입장에서 기획서를 끝까지 읽어줄 시간도 없고, 복잡하고 장황한 보고서를 다 읽고 싶은 인내심도 없기 때문이다.
시간도 없고, 인내심도 없는 우리 상사, 딱 3줄로 공략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선 기획서의 큰 흐름이자 스토리는 Why-What-How-So What으로 정리한다고 여러 차례 설명한 바 있다. 상사의 궁금증에 맞춰, '왜' 하고, '뭘', '어떻게' 하면, '어떤 효과'가 만들어진다는 흐름이다.
이를 다 읽어줄 시간이 없는 상사를 위해 제목 하단에 4가지 중에 [Why], [What], [So What]을 추출해서 딱 3줄로 정리해 보자.
1줄 -> Why : 이런저런 목적으로, 이런 필요가 있어서, 이런 문제로 인해
2줄 -> What : 이것을 추진하여, ~를 진행하여, ~를 도입하여
3줄 -> So What : ~의 수준을 달성함, ~를 목표로 함, ~라는 효과를 거둠
이를 자유자재로 조합하면, 다양한 3줄로 요약문을 만들 수 있다.
Ex1) ~라는 목적을 위하여 ~를 시행하여 ~까지 ~를 달성
Ex2) ~라는 문제로 인해 ~를 운영하여 ~의 효과를 창출
Ex3) ~라는 배경으로 ~을 실행하여 ~의 수준에 도달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모 기관에서 통과되었던 기획서의 3줄 요약문이다.
이때 아래 3가지 내용을 주의해서 쓰면, 좀 더 임팩트 있는 요약문이 될 수 있다.
1) 길이: 3줄 이하
3줄을 초과하면 요약문으로써 가치가 없다. 또한 인간의 인지적 한계로 인해 이해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3줄 이하를 추천한다.
2) 형식: 단호함 ~일수 있음, ~가 필요해 보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음 등의 수동적, 회피적, 자신감이 결여된 표현은 지양하고, ~해야 함. 실행함. 추진함 등의 단호한 표현으로 자신감 있게 표현하자. 기획서는 고민의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고민의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고민했다면 단호하게, 자신 있게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3) 수치 표현 향상에 기여함, 업무 만족도 제고, 효율성 향상 등은 지양하고 20% 향상, 고객 20만 유치에 기여, 인쇄비 월 2.5백만 원 절감 등으로 가급적 수치로 쓰자. 고민하지 않고 쓰면 막연하고, 모호하게 쓴다. 고민했다면 그 효과를 추정해서 구체적이고 명확한 수치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3줄로 상대방을 설득하기에는 부족하기 그지없지만, 핵심을 전하고 상사의 관심을 후킹 하는데 '왜', '뭐', '그래서 뭐'라는 3줄이면 충분히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3줄로 이번 포스팅을 요약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