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갓기획 Nov 12. 2019

제55화:이메일에도 인성과 실력을 담아보자 1부

꼰대라서 할 말은 좀 할게

브런치에 글을 쓰다 보면, 가끔 브런치를 통해 여러 가지 제안이 들어오고는 한다. 대부분은 좋은 일이기에, ‘작가님에게 브런치 제안이 도착하였습니다’라는 알람은 언제나 기분 좋은 설렘으로 다가온다. 실제로 몇 건의 출간 제안, 강의 의뢰, 동영상 콘텐츠 제작 요청 등이 있었기에, '브런치 알람 = 기분 좋은 일'이라는 공식으로 통하고는 한다.


그러던 중 오늘은 어느 모바일 교육 콘텐츠 플랫폼 업체에서 연락이 왔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면접 대비 꿀팁을 동영상으로 제작하자는 의뢰였다. 돈도 벌고, 나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내가 강점이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생각에 개인 사정을 들어 거절의 메일을 보냈다. 한 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다시 답장이 왔다. 그런데 그 메일의 서두에 조금은 놀라운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원문 그대로 옮겨본다.


‘보통 거절의 경우 답을 보내주시지 않는데, 정성스럽게 답변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이게 감사할 일인가?’ 싶었다.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감사하다고 하니까 조금 당황스러웠다. 나의 상식과는 맞지 않는 일이었다. 아무리 바쁘고 내가 처리해야 할 정보와 일이 많다고는 하지만, '무응답=거절'의 논리가 자리 잡고 있다는 현실이 조금은 안타까웠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최소한의 것들이 지켜지고 있지는 않는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가 나에게 제안을 했다는 것은, 그 안에는 분명 그 사람의 마음까지 담겨 있는 것인데, 한 마디 답변도 없이 쌩깐다는 것은 그 마음까지 무시하는 일이 된다. 잠깐 시간 내서 그 제안에 Yes or No 정도로 답변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것인데, 거기에 투자할 시간이나 마음까지 생략해 버리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무응답=거절’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의사표현의 하나라고 생각하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무응답은 거절이 아니라, 무시다. 어쩌면 알게 모르게 내가 행하는 갑질일 수도 있다. 최소한의 예의를 생략함으로써 메일을 보낸 사람을 하염없이 기다리게 만들고,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주고, 자존심까지 상하게 할 수 있는 갑질이 될 수 있다. 간절한 마음을 담아 제안하고, 메일을 보냈는데 아무런 답변이 없는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메일도 하나의 커뮤니케이션이다. 단지 말이 아닌 텍스트일 뿐이고, 랜선 뒤에 나를 숨기고 있지만 결국에는 상대방과 하는 대화이다. 대면 상황에서 상대방의 질문과 제안을 무시하는 것이나 메일로 무시하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 이메일에도 예의와 배려가 필요하다. 그래서 오늘은 이메일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직장 내외에서 사용하는 이메일 작성법에 대한 이야기이다. 정확하게는 이메일 작성법과 함께 요즘 세대들이 알아두면 좋은 이메일 에티켓에 관한 내용이다. 그리고 나는 그 우선순위를 에티켓에 둔다. 실력 이전에 언제나 인성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부: 인간적인, 인간을 위한, 인간에 의한 이메일

 

첫째, 어떤 메일이든 가급적 회신은 한다.


내가 받은 메일에는 가급적 회신을 하는 것이 좋다. 특별히 대답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단순 공지 메일이라고 할 지라도 잘 받았다는 간단한 회신 정도는 하는 것이 좋다. 그것이 메일을 쓰고 보낸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회신해주세요’, ‘자료 보내주세요’ 등으로 직접적인 회신을 요청하지 않는 경우에는 회신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단체 모임이나 팀 단체 메일, 또는 자료나 사진 같은 것을 공유하는 메일 앞에 우리가 보이는 태도는 하나같이 똑같다. ‘쌩깐다’로 일관된다. 하지만, 보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그 자료나 사진을 정리하는 데 들인 시간이나 노력, 메일을 쓰고 첨부 파일을 붙이는 등의 시간과 노력이 수반되어 있다. 그럼 그 노력을 알아줘야 한다. 10초면 가능한 일이다.


“사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에 10초만 더 투자하면, 더 좋은 메일이 될 수 있다.


“사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리하느라 고생하셨겠네요. 잘 겠습니다.”


메일을 보낸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나아가 그 메일에 들인 그 사람의 노력까지 알아주고 감사를 표명하는 태도는 언젠가 쌓이고 쌓여서 내 인덕이 되고, 반드시 보상받는 날이 올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받은 메일에 회신을 하라는 의미가 꼭 칼같이 회신하라는 뜻은 아니다. 상대방이 급한 경우라면, 전화로 요청하게 되어 있다. 메일로 뭔가를 요청하거나 부탁을 하는 경우는 어느 정도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이때 그 메일을 보낸 사람의 시간 논리에 끌려갈 필요는 없다.  일은 내가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편이 좋다. 메일 확인은 내가 정해진 시간에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회신하는 것이 좋다.  


메일 내용에 “회신 부탁드립니다.”, “자료 보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에도 압박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곧장 답변이 어렵다고 하면, 개략적으로 라도 회신 가능 시한을 알려주면 된다. 예를 들면, “메일 확인했습니다. 검토 후 내일 오전 11시까지 회신드리겠습니다”하는 식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면 보낸 사람이 정확한 다음 일정을 알고 다음 일을 준비할 수 있다. 이 또한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자 예의라고 생각한다.


악플보다 더 기분 나쁜 건 무플이다. 무관심은 더 기분 나쁜 것이 된다. 메일을 받았다면 '잘 받았다, 고맙다, 어떻게 하겠다' 정도의 간단한 회신은 가급적 하도록 하자.


둘째, 간단한 인사말 정도로 시작해 보자.


이메일도 ‘글’로 쓴다 뿐이지, 결국 사람이 하는 말이고 커뮤니케이션의 일환이다. 비즈니스 메일의 경우 간결하게 사무적으로 답변하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냉랭한 기운까지 풍길 필요는 없다. 무미건조하게 찬바람 쌩쌩 날리는 것보다, 간단한 인사 정도는 포함해서 작성하는 것이 좋다.


이때,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이메일을 받는 상대방의 이름과 직위를 언급하면 좋다.

 

‘안녕하세요 김바름 팀장님‘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줌으로써 메일의 정확한 수신인을 확인시켜 준다. 더불어 나에게 있어 상대방이 무의미한 사람이 아니라, 의미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적인 느낌을 전달할 수도 있다. 메일을 보낸 사람이 '내 이름을 알고 있고, 나에게 관심이 있구나' 하는 인식을 주는 것이다.   


개인화되고 파편화된 회사 생활 속에서 어쩌면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잊고 사는지도 모른다. 김대리, 박대표, 이실장 등 성과 직함으로만 불린다. 어쩌면 한 명의 사람 이전에 그저 일하는 대상쯤으로 인식하고 취급(?)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아주 오래전 쓰여진 시이지만,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에 담긴 의미가 더 절실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셋째, 메일의 끝에는 서명 (소속, 연락처 등)을 붙인다


메일의 마지막에는 서명을 표기하는 것이 좋다. 싸인을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 소속, 직급, 연락처, 주소 등을 명함 형태로 남기는 것이다. 기본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종종 생략하는 경우가 있다.


메일로만 일처리를 하다 보면, 실제 얼굴을 보지 못하고 명함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때때로 급하게 연락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때 메일에 이름, 연락처, 주소 등이 없다면 급한 일이 발생해도 메일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답답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내 입장에서는 메일로 정확하게 의사 표현을 했다고 하지만, 수신자 입장에서 추가적인 문의 사항이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이를 대비해 메일의 마지막에는 배려의 의미를 담아 서명을 남겨보자. 사소한 장치이지만 예의 있고, 신뢰 가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수 있다.


회사는 일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나는 일하는 공간 앞에 한 단어가 생략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는 일하기 위해 사람이 모인 공간이다. 사람을 생략하지는 말자. 사람 냄새 한 회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필요한 기본적인 예의와 인간성은 포기하지 말자. 그리고 그 시작을 이메일에서부터 해보는 것은 어떨까 제안해 본다.   


2부, 이메일 작성법에서 계속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제52화: 센스는 선빵 날리기 기술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