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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금희 Aug 14. 2023

눈치 안보고 여행가고 싶은 직장인

사람마다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는 다르다. 각자 나름대로 중요한 이유가 있는데 내가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는 소중한 가족들과 행복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전에는 막연하게 건물주나 주식부자가 되고 싶다고 얘기했었다. 돈이 행복의 전부가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돈이 많으면 좋지 않을까? 단순히 생각했다. 딱히 이유는 없었다.


그랬던 나는 가족과 함께한 10일간의 제주도 여행 후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당시 나는 육아휴직 중인 상태였고, 내 동반자는 곧 복직을 앞둔 시점이었다. 회사의 제재를 받지 않는 마지막 시간이라 생각했고, 우리는 아이와 함께 10일간의 제주도 여행을 계획했다.


물론 둘 다 놀고 있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여건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간적 제약을 받지 않는 여행은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단 생각에 여행 계획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우리 가족이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함께 여행한 것은 처음이었다. 맞벌이인 우리의 여행은 1년에 1번 여름휴가 3일이 전부였다. 게다가 서로의 시간이 맞지 않으면 3박 4일의 여행을 가기 위해 다시 시간을 맞춰야 했다. 끊임없이 말이다.



회사에 연차를 내는 것은 또 얼마나 눈치가 보이는지 여행 두 번은 엄두가 안 났다. 연속적으로 내는 게 동료에게 짐을 주는 업무다 보니 내가 자리를 비우면 내 몫까지 동료가 해줘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1박 2일의 여행은 갔지만 그것 또한 자주 가진 못했다. 숙박비가 비싼 토, 일 껴서 가야 하기 때문에 비용적인 부담과,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출근해 한 주를 버텨야 하는 체력적인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또 여행 일정은 내가 가장 한가한 날로 연차 써서 잡지만, 늘 불안했다. 이상하게 내가 연차를 쓴 날은 회사에서 꼭 일이 터졌기 때문이다. 크든 작든 나와 관련된 업무 문제가 발생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 일 걱정 없이 보낸 제주도 여행은 정말 특별했다. 나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 지 느낄 수 있는 여행이었다. 나는 회사 일을 열심히 하고, 그에 대한 인정욕구가 강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에게 가족은 늘 2순위였다. 그런 나에게 제주도 여행은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이렇게 즐겁다는 걸 알게 해 준 특별한 여행이었다.


제주도에서 매일 아침 산책, 맛있는 점심, 한가로운 평일 저녁 산책까지, 너무 행복했다. 부자가 되면 아이와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고 싶다. 돈이 비싸서 못 보냈던 영어 유치원도 보내주고 싶고 아이의 삶의 질을 더 풍요롭게 해주고 싶다. 아이가 하기 싫은 건 하지 않을 수 있는 선택할 수 있는 삶을 살게 해주고 싶다.  


아마 모든 부모의 마음이지 않을까? 내게, 정서적인 욕구가 충족되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알게 된 제주도 여행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일과의 압박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가족과 보낸 그 10일은 나에게 안락함과 안정감을 느낄수 있게 해주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느끼고 싶다. 나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과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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