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나이팅게일 평전

너무나 잘 알려진 인물의 잘 알려지지 않은 모습

by 왕오리

"백의의 천사"라는 수식어로 표현되는 나이팅게일이라는 위인의 여러 면를 보여주는 책이다. 나에겐 굉장히 충격 급의 내용이 많았는데, 아마 학교의 역사 시간에 한두 줄로만 이 인물을 배우고 외웠던 분들도 나랑 비슷한 생각이지 않을까 싶다.



나이팅게일이 단순히 헌신적인 간호사를 넘어서 효과적인 간호를 위해 행정적으로 힘쓰고,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이를 위해 통계나 각종 문서화에 힘썼다는 것까지는 트위터를 통해 주워 들었다. 오, 대단한 분이시네!라고 생각하다, 이 책 추천이 올라와서 읽어봤다.


체계도 거의 없고, 천시받던 간호라는 한 분야를 거의 혼자 일으킨 인물이다 보니, 그 과정에서 얼마나 기존 편견이나 관행, 사회적인 편견과 싸워왔을지 가늠이 되고도 남는다. 게다가 소셜미디어도 없던 1800년대에 이런 업적을 이루려니 그 노고가 얼마나 더 했을까. 그냥 초인적인 개인이 하하 호호하면서 싸우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면 좋았겠지만 이 책에 묘사된 나이팅게일의 삶은 정말 신의 계시로 세뇌받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을 듯 괴로움의 연속으로 보인다. 자신도 완벽주의적 성격에다 강박증으로 시달리고, 그러다 보니 주변 인물들에게도 요즘 표현으론 가스라이팅도 엄청 하고, 직장 내 폭언등을 일삼는 사이코패스 임원의 이미지가 생생히 그려진다. 하지만 그런 모든 행동이 결국엔 환자의 생존을 개선하기 위한 처절한 수고였다는 생각을 하니 참 가슴이 먹먹해지네.


심각한 와중에 웃픈 대목은 30대에 이미 건강도 잃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져서 유언장까지 쓰신 분이 정작 90세까지 유병장수 하셨다는 점... 그리고 "다 죽어가는 나도 이렇게 일하는데 당신들은 뭐가 힘들다고 징징거리나요!"라고 무서운 채찍질을 멈추지 않아 주변인들이 일찍 죽거나 결국 떠나가버리게 되었다는 부분이 참 가슴 아프다. 나라면 진작에 도망갔겠다...


엄청난 업적을 이룬 한 위인의 여러 면모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얇은 만화책이지만, 한 장 한 장이 너무 묵직해서 휘리릭 볼 수가 없네. 딥~다크 한 만화라, 초등학생이 멋모르고 읽다간 주화입마 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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