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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어부 May 06. 2016

여행을 닮고, 시를 담다.

인연을 노래하다.

므앙응어이 느이 (라오스)


홀린 듯 이끌려 왔다

너를 알고. 너를 찾고. 너를 대하는데

이렇게도 오래 걸렸나

세상 가장 아름다운 침묵이다

만남은 짧았지만. 넓은 마음으로 대한 너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지 않느냐고 하는가

너는 나에게 자연동화와 같은 순수를 주었다

변하지 않는, 변하지 않을 깨끗함을

그것은,

너와 내가 우리가 아름다울 수 있는 영원이다



나에게 라오스라는 나라는 순수 그 자체와 사랑이다.

P.D.R (라오스 :  People's Democratic Republic )

솔직 나는 라오스라는 나라가 있는 줄도 몰랐다.  몰랐으니 당연히 관심 조차도 없었다.

태국에서 비자 관계상 다른 나라에 가야 하는데 제일 가까운 곳이 라오스였다는 것.

대한민국 - 라오스. 무비자 15일 체류 가능.

라오스로 넘어가는 시점에 케이블방송에서 "꽃보다 청춘"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소개되어

한순간에 조명을 받은 나라다.

그제야 라오스 지도를 하나 사고서 제일 마음에 드는 지명을 정해봤다.

루앙프라방. 이름이 너무 예쁘다. 정했다.

비엔티엔은 수도답지도 않은 수도라는 것에 당황과 황당이 공존. 그래도 맛있는 곳이 너무 많이 행복

방비엥은 라오스 안의 한국처럼 꽃 같은 국내 청춘들이 우글우글 젊음을 태웠고

이름이 너무나 예쁜 루앙프라방은 이름만큼이나 아기자기 이국적인 느낌을 가진 작은 동네였다.

여기서 에피소드가 하나가 있다. 나는 그 에피소드를 인연이라고 말하고 싶다.

에피소드인 즉, 저녁 산책을 하는데. 길을 헤매는 남자 두 명에게 길을 알려줬다. 그리고. 스치듯 안녕을 했다.

다음날 7시간의 이동으로 농키아우를 갔고. 보트 선착장이 보여. 돌발적으로 보트를 탔다. 2시간의 승선시간.

한적하다 못해. 허전하고. 공허한. 아무것도 할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없어 보이는 마을.

이마을에 올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 저 어린아이는 누구를 저렇게 애타게 기다리는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딱 내 스타일이다.

숙소가 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도 마음의 사치였다. 비까지 와주시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오지다 보니. 여기서 하루만 묵어도 가족이 된다. 아침이면 누가 들어오고 누가 나가는지도 알 수 있을 정도다.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시키면 2시간도 족히 넘게 걸렸다.

나는 구름이고. 바람이고. 나무고. 공기다. 자연동화가 된다.

P.D.R (please Don't Rush) 여행자들이 부르는 라오스의 별칭. 느림의 미학도 아름답다. 라오스는.

이틀을 자연과 동화된다라는 말이 딱 맞겠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도 행복이라는 것이 흘렀다.

그렇게 자연화가 되어 공기가 되고. 구름도 되고. 바람이 되어가고 있을 때쯤에.

내가 묵고 있는 숙소에 새로운 게스트가 왔다. 루앙프라방에서 스치듯 안녕을 했던 그 사내두명.

소름이 돋았다.

3일째 묵고 있던 이곳에 겨우, 하루에 한두 명의 외국 여행자들 뿐이 안 들어왔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말할 수 없는 반가움에. 곧장 저녁 선약을 하고. 그렇게 오전은 또 자연화가 되어. 저녁이 오기를 기다렸다.

사람이 이렇게 반갑고. 한국사람이라 더 반갑고. 함께하는 맥주 한잔도 더더욱 반가웠다. 소중한 시간은 언제나 그렇듯 찰나처럼 끝이 난다. 그날 밤하늘은 내가 숨이 붙어 있는 이래 최고의 별 잔치였다. 헤아릴 수 없을 그 이상의 별들이.

그렇게 다음날 그들은 하루에 한대뿐인 보트를 타고 루앙프라방으로 돌아갔고. 또다시 익숙한 만남에서 취약한 작별이 되었다.

마을의 모든것은 여기로 시작해서 여기로 끝이 난다.

라오스 15일의 체류기한은 가혹했다. 이렇게 아름답고 순수하고 순진하며 착하고 내 맘에 드는 동네를 고작 15일이라는 아쉬움을 주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행 중 다행으로 라오스는 비자 런이 된다는 축복의 혜택이 있다. 5일간의 자연동화를 벗어나 베트남으로 넘어갈 것인데. 미니밴으로 2명 이서는 갈 수 없다는 일방통보.

화도 나고. 답도 없고. 짜증이 넘쳐 흐르는데. 내 옆에 있는 예쁘장한 아이가 말했다. 여행이라는 건 계획대로 되는 건 없다고. 내가 가면 길이고. 또 다른 여행이 나를 기다릴 것이라고. 뒤통수를 맞는. 생각의 틀을 바꾸는

미친 발상이었다. 나는 왜 이런 고정관념을 가지고 살았는지. 이번 동남아 여행 중에 최고로 기억에 남고. 그 말 한마디가 내 여행에 내 인생에 자전축을 아주 조금씩 시나브로 바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가면 길이요. 진리다. 여행의 정답은 없다.

길은 한 곳. 리턴. 루앙프라방. 거꾸로 걷는다. 조마 베이커리에서 어제 사내두명에게 메세지를 보내었는데. 불과 5분이 안 되는 시간. 달려왔다. 어제 봤는데. 뭐가 이렇게 또 반가울 수가 없다. 또다시 소름이 돋는 순간이었다.

만남이라는 건 언제나 익숙한 반가움이 넘친다. 내일이면 또다시 작별을 할 테지만. 그런 것쯤 상관이 없다.

새로운 사람으로 인해 루앙프라방 속에 라오스에서 루앙프라방 속에 프랑스를 봤다. 또다시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즐거움은 또 찰나처럼 스치운다.

다음날. 비자기한상 비행기를 예약했, 제일 가까운 태국으로 넘어가는데. 웬걸. 그 사내들이랑 같은 비행기다. 소름.

사람의 인연이 자꾸만 부딪치니 이건 분명 필연이지 않을까.

므앙응어이 느이 부르스는 동감이며.

누구의 손도 때도 뭍지 않은 원석의 빛나는 감동이다.



나에게 라오스는 그자체가 순수이고. 사랑 그자체다.

사람은 자연속에서 살아가야 하고, 우리는 거대한 자연속에서

하늘과 구름처럼, 땅과 나무처럼, 너와 나처럼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계산적이며 바램이 생길때 비로소 퇴색이 된다

그대로 일때가 가장 아름답다.

그게 나고 너이며 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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