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브리나 Sep 23. 2021

가을

그리워했던 계절이건만



견딜 수 없는 것들이 더 많아진다

그저 견딜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참을 수 없어 진저리 쳐지게 견딜 수 없어진다


내 하늘은 늘 높고 넓고 맑았다


오랜만에 바라보게 되는

지금의 하늘은

맑고 높고 푸르지만

내게는 좁고 구불구불하고 어쩐지 

그늘이 보인다.


가장 좁은 곳에서 협소 한 시선으로 가을 하늘을 바라보다

눈물이 한 방울 흐르고

흔들거리던 어깨는 조금 더 격정적으로 바뀌어간다.


풀어놓을 수 없는 내 안에 말들이

머리 위에서 신기루처럼 

아롱거리며 

하늘로 날아간다.


돌을 얹어놓은 냥

눌려버린 가슴은

빵 하고 터져버린 웃음마저도 짓누른다.


공기가 건조해지고

밤이 더 고요해진 지는데

머릿속 아우성은 시끄럽기만 하다


축 가라앉은 가엾은 소녀에게

카운트다운을 허락한다.


감히 신에게 선포한다.

그때까지 만이라고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참 너를 많이사랑했나 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