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는 사명
2021년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는 회사 이름을 '페이스북'에서 '메타 플랫폼'으로 변경했다.
"우리 브랜드는 하나의 제품에 너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미래는 물론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것조차 모두 나타낼 수 없다. 이제부터는 페이스북이 아닌 메타버스를 우선으로 하겠다."
기업의 핵심 사업 모델을 대표적인 SNS 서비스 '페이스북'에서 메타버스로 전환하겠다는 의지와 기존의 '페이스북'으로 고착화된 제한적 이미지를 벗어나고자하는 강한 의지를 사명에 표명한 것이다.
2017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기존 전기차 사업에 에너지 사업을 추가하며, '테슬라 모터스'에서 '테슬라'로 사명을 변경했다. '모터스'는 자동차 산업을 영위하는 업체라는 직관적인 이미지를 준다는 장점도 있지만, 동시에 업역의 제한적 인식으로 향후 사업 확장에 제한을 준다. 즉, 사명 변경을 통해 기존 영역을 넘어 새로운 분야로 도약하겠다는 사업 다각화의 의지를 사명에 표명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사명 변경 움직임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사명 변경이 이루어지는 케이스는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1. 업역 제한적 인식 탈피
첫번째는 기존의 업역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한 사명 변경이다. 테슬라 모터스가 테슬라로 사명을 변경하였듯, 업역을 드러내는 단어를 삭제하는 것이다.
대표적 기업이 현대중공업지주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사명을 HD현대로 변경하였다. "인간이 가진 역동적인 에너지(Human Dynamics)로 인류의 꿈(Human Dreams)을 실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20년 선박 자율운항 솔루션 전문회사를 설립하고, 헬스케어 서비스 기업을 인수하는 등 제조업이 아닌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중공업'에 갇힌 현대중공업지주의 이미지를 사명 변경을 통해 투자지주회사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2. 브랜드 이미지 변화
두번째는 가치 지향적 사명 변경이다. 기업이 지향하는 가치를 사명에 담아 변화의 움직임과 함께, 기업의 업역이 아닌 기업의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다.
창립 60주년을 맞는 한라그룹은 '더 높은 삶을 추구한다'는 '하이어 라이프(Higher Life)'의 영문 앞 글자를 딴 'HL 그룹'을 새로운 사명으로 채택했다. 정몽원 회장은 "젊음은 이 시대의 명령이다. 정체되어있지 않고 항상 새로운 것을 찾으며 성장하는 모습이 젊음"이라며, "젊고 새로운 HL 브랜드로 시장과 소통하며 창의적인 인재들과 함게 대담하게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도전의 가치와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사명 변경을 통해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다.
3. 업역 제한적 인식 탈피 및 브랜드 이미지 변화
마지막으로 업역 제한적 인식을 탈피하며, 기업이 지향하는 가치를 사명에 담아 브랜드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방향이다.
SK그룹이 대표적이다. SK 계열사는 사명 변경을 통해 지향하는 가치를 선포하였다. SK건설은 '지구를 위한 친환경 아이디어를 심겠다'는 포부를 담아 SK에코플랜트(친환경 ECO + 심는다 PLANT)은 SK에코플랜트로, SK종합화학은 '지구 환경을 중심에 둔 친환경 혁신'의 가치를 담아 SK지오센트릭(지구와 토양 GEO + 중심 CENTRIC)으로, SK루브리컨츠는 '에너지 효율화 기업'이라는 새로운 정체성 강조를 위해 SK엔무브(더 깨끗하고 ENVIRONMENTAL + 행복한 미래를 나아갈 힘 MOVEMENT)로 사명을 변경하였다.
두산중공업도 두산에너빌리티(에너지 ENERGY + 지속가능성 SUSTAINABILITY)로 사명을 변경하였다. 중공업에서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는 동시에, '두산에너빌리티가 만드는 에너지 기술로 인류의 삶은 더 윤택해지고, 동시에 지구는 더욱 청정해지도록 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사명은 기업의 정체성이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면, 회사는 사명을 브랜드는 브랜드명을 남긴다. 좋은 사명은 기업의 정체성과 차별화된 이미지를 살려 브랜드 경쟁력과 이미지를 키울 수 있다. 사명에 대한 고민이 중요한 까닭이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던져보고 싶은 질문이다.
만약 이름을 다시 지을 수 있다면, 어떤 이름에 어떤 정체성을 담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