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중앙선 열차를 타고 출근하는 길.
열차가 플랫폼에 머무를 때마다 차창 밖으로 반대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그곳엔 출근길에 오른 사람들이 이제 곧 도착할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평범하여 그저 아침 풍경 속 일부로만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평범한 모습 뒤에 치열한 하루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알 수 있다.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아니 알려고조차 하지 않았던 그런 생각들.
나의 삶이 치열해지고 갑갑해진 지금에 와서야 그런 숨겨진 이면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몇 년 아니 몇십 년의 세월 동안 힘든 일상을 견뎌 왔을 그들이 존경스럽다.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와 실패가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눈물과 속앓이가 있었을까.
포기하고 싶은 마음과 다시 일어서려는 마음 사이의
얼마나 많은 담금질이 있었을까.
물론 웃음 지을 때도, 기쁨의 순간도 있었겠지만.
그것은 아주 찰나의 시간인 것을.
산다는 건 정말 무엇일까.
모두 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서 살아가고 있겠지.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열차를 기다리고 있지만.
사실은 모두 자신만의 작은 지옥을 끌어 안은 채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그들도 나만큼 불안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