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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경애 Feb 14. 2019

해외에서 살면서 가장 슬픈 점

당신의 밤에 갇혀서

아침 11시에서 오후 3시

한국 시간으로 새벽 1시부터 새벽 5시

누구를 깨울 용기도 나지 않는 시간


카톡으로 친척분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 집에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도와주셨던 너무 고마운 분이셨는데.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와 걸걸하신 그 웃음소리가 눈에 선한데.

마지막으로 뵈었을 때 친구분들과 거리에서 이야기하시던 그 정정하신 모습을 기억하는 나에게

이 부고 소식은 너무나 갑작스럽다.


아침에 늦잠이라도 자는 날이면 한국과의 연락은 유예되고 만다.

그래도 전화로 전해 주려고 기다렸을 마음, 카톡으로라도 남겨야 했던 말

그 마음들에 고맙고 미안해진다.

내 마음은 한국에 아침이 와야, 카톡이 확인되어야 가 닿는다.


좋은 곳에 가시라고.

그곳에서 평안하게 쉬시라고.

너무나 감사했다고...

이렇게 전해달라고 말하고 싶은데.

이 슬픔을 함께 나눌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은데.

사랑하는 이들의 단잠을 깨울 용기가 나에게는 없다.


이런 날이면

슬픔의 시간에 갇힌다.


당신의 아침이 올 때까지

치우지도 못하고 녹지도 않는

눈이 계속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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