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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피 May 22. 2022

흔히 쓰던 지출카테고리를 의심하니, 그 한계가 보인다.


 보편적인 지출 카테고리의 한계


'지출 카테고리를 만들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항목들이 있을 것이다. 식비, 간식비, 교통비같은 일반적인 가계부에 쓰여있는 지출 카테고리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 지출 또한 그런 일반적인 카테고리로 분류한다. 하지만 '여러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보편적인 지출 카테고리로는 '나'의 소비를 줄이기라는 목적을 이루기 어렵다. 




▷ 같은 기차표라도, 그걸 산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다.


금요일 오전 7시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KTX에는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을 것이다. 그 열차에 탄 사람들 모두가 같은 이유로 기차표를 샀을까? 아니다. 누군가는 출퇴근을 하기 위해서, 누구는 여행을 하기 위해서, 누구는 부모님을 보기 위해서 등 저마다 다른 이유로 기차표를 샀을 것이다. 


나는 여러가지 이유로 같은걸 반복해서 사기도 한다. 지난 주말에는 친구들과 여행을 가려고 기차표를 샀고, 다음 주말에는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 가기 위해 기차표를 살 것이다. 어제는 서점에서 똑같은 책을 2권 샀다. 한 권은 내가 보고, 다른 한 권은 회사 동료에게 선물할 것이다.








보편적인 지출 카테고리는 상점이나 상점의 카테고리에 따라 나뉘어 진다. 하지만 우리가 돈을 쓰는 이유는 보편적이지 않다. 같은 물건을 저마다 다른 이유로 사는 것처럼 말이다.



보편적인 기준은 '나'에게 딱 들어맞지는 않는다.


보편적인 카테고리로 지출 내역을 분류하면 어떻게 될까? 내가 어떤 이유로 돈을 썼는지가 보이지 않기에 소비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없다. 보편적인 기준으로 내 소비 수준을 가늠할 수는 있지만, 정확하게 '내가 어떤 이유로 얼마를 썼는지' 분석하기 어렵다.


보편적인 카테고리로 지출을 분류하면 아래처럼 애매한 회고를 하게 된다.

교통비 카테고리를 보면서 '이번 달은 교통비가 많이 나왔네. 그렇지만 부모님 댁에 다녀오느라 기차표를 결제했으니 어쩔 수 없지.'

식비 카테고리를 보면서 '식비가 평소보다 적게 나왔네. 평소보다 배달을 많이 시킨 것 같은데 이상하네? 이번 달에는 친구들을 덜 만나서 그런가보다.'


위의 회고는 교통비가 많이 나왔고 식비는 적게 나왔는데, 그게 성공인지(적절하게 소비했는지) 실패인지(과소비 했는지) 명확하게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달에 실패한 부분은 다음달에 성공할 수 있도록 실패 원인을 파악하고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하는데, 일단 실패인지 성공인지부터 명확하지 않으니 다음 전략을 짜기가 어렵다. 


회고를 했음에도 지난달의 계획과 목표를 달성했는지 아닌지 확실하게 말하기가 어렵다. 궁극적인 목표인 '소비를 줄이는 것'을 향해가고 있는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다는 뜻이다.


지난달 소비의 분석과 회고를 기반으로 다음달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으니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음달에는 어떤 목표를 세워야 할지도 애매해진다. 








▷ '내가 그 돈을 왜 썼는지'가 '내 지출 카테고리'가 되어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내가 그 돈을 왜 썼는지, 내 소비 이유'가 지출 카테고리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내가 어떤 이유로 얼마를 썼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다음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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