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는 몸과 자라지 못한 마음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아이들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사소한 꽃 한 송이에도 눈을 빛내고, 이름 모를 돌멩이 하나에 마음을 준다. 그들에게 세상은 질문으로 가득 차 있고, 매일이 처음 마주하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쁘면 웃고, 속상하면 운다. 그 단순함과 솔직함 속에는 어른들이 잃어버린 진실함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자라면서 이 모든 것을 하나씩 잊는다. 표현하는 법을 배우기보다 참는 법을 배우고, 물음표보단 마침표를 배우며, 감정보다 결과를 중요시한다. 아이였던 시절의 마음을 잃어버린 채, 우리는 점점 '어른'이라는 껍데기를 쓴다.
어른이 된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건 책임을 진다는 뜻이다. 혼자서 견디고, 결정을 내리고, 무너져도 다시 일어나는 것.
그러나 많은 어른들이 책임이라는 말 뒤에 무감각한 삶을 정당화한다.
감정은 사치라 여기고, 꿈은 현실에 밀린다고 스스로를 설득한다. 그 결과 마음은 말라가고, 삶은 기능이 된다.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더 강해지기를 바라지만, 사실은 더 단단한 가면을 쓴 채 점점 약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하고, 혼자 살아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우리는 감정을 내려놓는 법을 배운다. 그러나 그 속에는 ‘아이였던 나’가 여전히 웅크리고 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고, 이해받고 싶고, 때론 아무 말 없이 안기고 싶은 작은 나.
내 안의 아이를 외면하지 않기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아이였던 나를 버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 순수하고 여린 마음을 끝내 지키는 일이야말로, 진짜 어른이 되는 길일지도 모른다.
감정을 느끼고, 타인의 마음에 귀 기울이고, 나 자신을 돌보는 일.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어른이 되며 절대 잃지 말아야 할 감각이다.
어린 시절을 지났다고 해서 순수함을 놓아야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세상의 거칠음 속에서도 여전히 부드럽게 살아가는 용기, 그것이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다.
그래서 가끔은 내 안의 아이에게 말을 건넨다. “괜찮아. 지금의 너도, 예전의 너도 모두 소중해.”
진짜 어른은 마음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진짜 어른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누군가의 눈물을 외면하지 않으며, 때때로 웃는 걸 잊지 않는 사람이다.
어른이 된 지금, 우리는 다시 아이처럼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법.
삶의 무게에 눌리지 않으면서도 그 무게를 품고 살아가는 것. 그 안에 진짜 성숙이 있다.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가 말해줄지도 모른다.
“당신은 어른이면서도 아이 같아서 참 좋다.”
그 말이, 이 모든 어른들의 위로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