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2년 차 일본어 선생이다.
일본어를 전공하고 교사자격증을 취득한 일본어 선생이다.
학원으로 갈까, 학교로 갈까의 두 갈림길에서
좀 더 자유분방하고 자율적 선택이 가능한 외국어학원으로 진로를 정했다.
학원이라는 곳은
선생님 간의 인기 경쟁, 실력 경쟁이 살벌하고 치열한 야생의 정글이었다. 쟁쟁한 실력파 선생님들 속에서 대학을 갓 졸업한 내가 살아남기에는 너무나 고된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부족한 실력 덕분(?)에 고수님들께 왕 무시도 당하고,
좋은 강의 시간 확보를 위한 사활을 건 치열함을 겪으며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젤처럼 생존력을 배워갔다.
서로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늘 긴장과 고됨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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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단 한 가지
그때 나를 버티게 한 힘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하루하루 고됨 속에서도 성장해가는 나의 모습이었다.
일본어 실력이 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스킬이 늘고,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혜안이 늘고,
선생님들과 경쟁 속에서도 협력의 방법들이 늘고.
매달 달라지는 강의 시간의 내용과 스케줄에 적응하느라
행동의 적응력도 나날이 향상되어갔다.
그런 성장의 변화를 느껴가는 것이,
그런 나의 변화의 재미가 쏠쏠했다.
22년간 치열함을 겪어가며
나의 부족한 면을 뼈저리게 느끼고 깨닫게 되면서
긴 인생의 여정에서
내가 나가야 할,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들의 하나하나가
내 몸안에 세팅되어갔다.
순발력과 민첩함 그리고 기민성.
상대의 마음을 꿰뚫어내는 안목.
경쟁의 야생 속에서
최고의 선생으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하나씩 나의 내면에 장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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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수업을 위한 공부와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한 독서가
한 권, 한 권 늘어갈 때마다
그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들을 적어갔고
한 장 한 장 노트가 채워지면서 몇 개의 글이 완성되었다.
수업을 위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좋은 선생이 되기 위한 노력들이
한 개 한 개가 쌓일 때마다
노트의 글도 하나씩 늘었다.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좋은 선생이 되기 위한 ,
학원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력이
브런치에 글을 쓰게 했고
이것이
나의 글쓰기의 밑천이자 작가로의 발판을 만들어주었다.
브런치의 시작은
치열하게 지내 온,
여태껏
선생으로 살아온 20년을 증명받은 느낌이다.
20년의 살아온 느낌.
지금의 살아 있는 느낌.
앞으로의 살아갈 느낌.
이 모든 나의 느낌들은
앞으로 브런치에 모여지겠지.
시작.
시작은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