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자나 행동경제학자들은 개인의 시각과 생각은 ‘제시된 틀’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프레이밍 효과(framing theory)다. 이 효과는 사회학자 어빙 고프만 (Erving Goffman)이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프레임은 인식의 틀로써 정보를 제공받는 사람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동일한 상황에서도 각자 다른 판단을 내리게 되는 이유를 설명한 이론이다. 행동경제학자 대니엘 카너먼과 아모스트버스키가 이를 증명하기 위한 다음과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설문지를 작성하였다. 그 안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다. “600명이 치명적인 질병에 감염되었다. 두 가지의 치료법이 있다. A치료법을 사용하면 200명을 살릴 수 있고, B치료법은 환자 전체를 살릴 수 있는 확률은 33%, 아무도 살릴 수 없는 확률이 67%이다. 당신은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라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에 응답자의 72%가 A를 선택했다고 한다. 질문을 바꿔 다시 물었다. ‘C치료법을 사용하면 400명이 죽는다. 그러나 D치료법을 사용하면 아무도 죽지 않을 확률이 33%, 모두가 죽을 확률이 67%이다. 이 경우라면 선택은 어느 쪽인가?’ 그 결과, C치료법을 선택한 사람은 22%에 불과했다고 한다.
600명 중에서 200명이 산다는 말과 400명이 죽는다는 말은 같은 말이다. 첫 번째 설문에서는 72%의 사람들이 200명을 살리는 치료법을 선택했다. 두 번째 설문에서는 고작 22%만이 400명이 죽는다는 치료법을 선택했다. 이를 카너먼과 트버스키는 프레임의 차이라고 분석을 했다. 질문이 긍정적 틀로 주어질 경우 긍정적인 결론이 나오고, 부정적 틀로 주어질 경우 부정적인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알아낸 것이다. 정육점에서 ‘이 소고기는 75%가 살코기입니다.’와 ‘이 소고기는 25%가 지방입니다.’라는 광고를 한다. 사람들은 어느 쪽 소고기를 더 좋다고 평가할까? 소비자들은 살코기가 75%라는 쪽을 더 많이 선택했다고 한다. 질문의 프레임에 의해 사람들의 결정이 움직인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부정적인 말도 이와 같다. “왜 이런 것도 몰라? 너 까마귀 고기 먹었니?” “머리가 이렇게 나빠서 어떻게 해?” 아이는 이런 말을 엄마에게서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엄마가 가르쳐준 것은 절대로 안 잊어버려야지.' 라고 생각하게 될까?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아이는 정말 보기 드물 것이다. 대부분의 아이는 ’나는 머리가 나쁘구나. 멍청이구나.'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엄마의 부정적 프레임이 아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프레임에 갇히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