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가슴이 말했다

세상을 사는 나만의 비법

by Kiri


"넌 생각한것 보다 특별한 사람이 아닐 지 몰라."

뮤지컬 위키드에 글린다가 주문을 외워도 아무 반응이 없는 엘파바에게 말하는 대사가 있다.

넌 특별한 사람이야

넌 뭐든지 할 수 있어

자존감을 키워주는 명언들이 난무하는 요즘, 자신을 PR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해 져 버린 현재, 내가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어려워져 버린 세상이랄까. 자존감이 중요하다고 세워줄때까지는 좋았는데.. 특별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식으로 은연중에 몰아가는 이 풍조에 내가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일지 생각한다. 우리는 왜 평범함을 누리는 것이 용기가 필요한 시간에 살고 있는 걸까?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 생각해보려 어릴때로 기억을 되돌려 본다. 초등학생 때는 그래도 반에서 상위권이었다고 생각한다. 공부하는걸 좋아했고, 숙제 발표가 있을 때 항상 교실 앞에 나가는 단골손님이었으니까. 그런 내 모습에 익숙해지셨는지 부모님은 점점 중위권으로 위치하는 내 성적이 현실감이 없으셨나 보다. 그 현실을 받아들이는데 3년이 걸렸고, 다시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화이팅을 외치시며 4년을 보내셨다. 그 당시 부모님은 내 자식이 중간정도에 머물고 있는 게 용납이 되지 않으셨나보다. '머리가 좋아서 열심히 하면 잘 할 수 있는 애인데..;라는 말을 심심히 않게 들어왔다. 물론 부모님의 닥달이 없었다면 현재의 내 모습 또한 어떻게 바뀌었을 지 모르지만, 나도 부모님이 바라는 모습이 내 모습이라고 생각하며 그 목표로 열심히 달렸던 거 같다. 3시간씩 자고 수능 공부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나 하면, 6시간 자며 공부하는것도 버거워 겨우겨우 지내왔던 내 모습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던 것 같다.

'아, 내가 할 수 있는게 한정되어 있구나.'라고 생각하니 대학생활은 오히려 편했다. 성적보다는 내가 관심 있는 것을 찾아가며 이것저것 찔러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보낸 대학생활은 몇가지를 빼놓고는 여한없이 지냈다. 난 원래 이정도밖에 안되는 사람이야, 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고 하지 못하는 것에 욕심과 후회가 덜하게 되었다. 큰 과제가 생기면 '난 원래 못하는 사람이니까 할 수 있는 정도만 해야지. 대신 할 수 있는건 다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대하다 보니 별로 어려움이 없었다. 목표가 낮았으니 힘든 점도 없었다.


욕심과 아쉬움, 부족한 능력에 대한 짜증이 다시 생겨나기 시작한건 회사생활부터였다.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나의 무능함이 남들에게 걱정이나 짐을 지운다는 생각이 더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처음에는 나에게 일을 시키는 상사에게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게 너무나도 미안했다. 단순히 내가 부족하다 보다 다른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에 스트레스를 더 받고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그걸 모르고 그저 머리나쁜 내 자신을 탓하느라 많이 우울해 했다. 이 스트레스가 높아지면서 다시 '난 원래 이것밖에 안되는 사람이야'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다.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자기 보호본능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이때 깨달았다. 더 이상의 걱정과 낙심은 나를 더 갉아먹을 뿐이니 발전과 고민은 내려놓고 그냥 나를 지키는 쪽으로 살자는 마음이 굳건하게 자리잡기 시작했다. 어릴 때는 이런 마음이 조금 막연하고 중간에 포기자가 되는 것 같아 마음 한 구석이 불편했는데, 지금은 이게 나를 위한 길이란 것에 확신이 들었다.


내가 회사에서 항상 말하는 것이 있다. "아무도 내가 이 회사에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내가 퇴사했을 때 아무도 나를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난 나에 대한 특별함을 고무시키는것 보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그 시선이 몸서리치게 싫다. 아무도 날 보지 않았으면 좋겠고 나를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고 나쁜 것을 떠나 누군가가 나를 감시하고 있다는 기분을 떨칠 수 없어 나는 그래서 집에 혼자 있는 것이 가장 평화롭다. 내가 잘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너무 나열의 느낌


'나는 특별한 사람이 될꺼야!' 하는 목표가 있는 사람은 당연히 부럽다. 투자에 열심히든 자기개발에 열심히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언제나 멋진 사람들이니까. 다만 그 분류에 나는 끼지 않는 것 뿐이다. 나는 달리는 사람이 아니고 천천히 걸으며 남들이 뛰어가는 것을 구경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게 걷다 보니 지금의 내 모습이 되었고, 썩 나쁘지는 않아서 내가 걸어왔던 시간에 큰 후회도 들지 않는다. 난 특별하지 않으니 큰 이슈도 없고, 큰 추락도 없다. 내가 이길 수 있는 굴곡만 있었던게 나의 행운이었고, 적당히 버틸만한 빌런만 주변에 이었다는 것이 내 복이다.


윤여정 배우가 인터뷰 때 한 말이 나의 이런 생각을 정확하게 말 해준거 같다.

"산 좋고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이 나에게 왜 와. 그런 곳이 어딧어"

모든게 좋은 기회는 나에게 오지 않고 바라지도 않는다. 내가 견딜 수 있는 만큼의 행복과, 견딜 수 있는 불행만 오기를 바랄뿐. 견딜 수 있을 만큼만 아프게 하소서 라고 말했던 누군가의 소원처럼


=>중간에 성취를 작게 가져가는 설명이 필요함


평범하게 살기 위한 강철심장을 준비해보자. 무엇이 쏟아질 지 모르는 때에 준비할 수 있는건 스스로의 나 밖에 없으니까. 평범하게 살자. 조금만 고민하고 조금만 아파하고. 나를 갉아먹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감당하면서. 욕심내지 않고 내가 한 것에 대한 것만 바라면서. 세상은 등가교환, Give & Take 니까.



=> 성취감이 갑자기 튀어나온 느낌. 마지막 문장이 특히 튐.




세부적인 감각을 너무 뭉둥그려서 표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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