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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여행이란 멀어지기 위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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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
Jul 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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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돌아올 거리를 만드는 일이다.
멀어진 거리만큼 되돌아오는 일에서
나는 탄성을 얻는다.
그 탄성은 날이 갈 수록 딱딱해지는 나의 존재를
조금 유연하게 만들어 준다.
함부로 혹은 지속적으로 잡아당겨지더라도
조금 쯤은 다시 나로 되돌아 갈 수 있도록.
-'안녕 다정한 사람'에서 소설가 은희경.
제주시 하귀 2리 자동차 도로 변에 위치한
'카페백퍼'.
나는 여행에 관련한 책하나를 읽으며
연신 공감하고 있고,
언니는
어머니에 관해 쓴 어느 작가의 책을 읽으며
연신 눈물을 찍어내고 있다.
우리는 오늘 나무이야기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와
차를 타고 일주일간 우리가 걸었던 길을
차를 타고 거꾸로 올라왔다.
비옷을 입고 한 발 한 발에 힘을 싣으며
걷던 해안길을 차를 타고 달리는 기분이
어째 묘했다.
시흥 해녀의 집 조개죽. 16년 7월기준 8천원.
식단때문에 먹지 못했던
시흥 해녀의 집에서 아침겸 점심으로
조개죽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간이 쎈 느낌.
식단 조절을 하면서
내 입맛이 많이 심심해 졌나부다.
지금은 밀가루도,
설탕도,
소금도 나에게는 강렬한 맛이 되었다.
성산 일출봉을 지날때는
해무가 심해 결국 광치기 해안에서 내리지 않고
차를 그대로 달렸다.
1132 일주 도로를 달려 제주시내로
들어서는 동안 해무는 걷히고,
쨍한 해가 비친다.
걷기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릴때가 좋았구나.
우리가 걷는 7일 내내 날이 흐리고 안개비가 내렸는데,
그래서 우리가 힘이 들지 않고
걸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에게 날씨 운이 딱 맞았던 거지.
지나고 보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는 일이야.
"안녕하세요."
나는 까페백퍼 사장님께
공손히 폴더 인사를 했다.
지난 겨울,
언니가 제주에 40일을 머무를때
자주오던 카페라고 하여
나는 카페와 카페 사장님이 너무 궁금했다.
손글씨가 써있는 창과 창밖 풍경까지도.
제주시 하귀2리. 카페백퍼
아.
그리고
난 카페에서
책을 읽으며,
일기를 쓰며,
멍을 때리는 일이 너무너무 좋다.
오늘도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날이 될 것 같다.
이 여행도 이렇게 추억으로 깃들고,
나는 또 서울, 내방, 거기서 살고 있는 나로
서서히 돌아가고 있다.
내일은 무얼 할껀지,
그리고 이번 일요일에는,
또 다음 주에는.
게스트하우스의
좋으신 사장님과
여기 카페의 사장님.
그 외 몇몇의 소중한 인연을 만들고,
언니와의
장열했던 다이어트 걷기 추억을 새기,
이제,
돌아갈 준비를 하자.
여기 카페백퍼까지 우리를 데려다 주신 분은
어제 게스트하우스에서 저녁을 함께 먹으며
친하게된 분.
지금쯤이면 렌트카를 반납하고
공항에 들어가셨겠네.
덕분에 처음으로 편한 여행을 했습니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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