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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린 Nov 20. 2015

여행 30일차.

내가 요즘 빠져있는 것.

우리 주인집 위쪽에 열 평가량 되는 차밭이 있다. 넓지는 않지만 깨끗하고 볕이 잘 들어 기분이 좋은 곳이다. 아이들이 너무 시끄러워 낮잠을 자기 어려울 때나 너무 따분하고 속이 불편할 때면 나는 늘 이곳에 와서 호연지기를 키우고 있다.


쥐 같은 건 절대 잡지 않는다. 하녀 오상은 여전히 싫다.

이름은 아직 없지만 욕심을 말하면 한도 끝도 없으니까 그럭저럭 만족해하며 평생 선생 집에서 살다가 이름 없는 고양이로 살다가 생을 마칠 작정이다.-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여행 30일차.

#. 까매졌다.

원래도 까만편이라 제일 어두운 파운데이션을 쓰는데, 확실히 더 까매 졌다. 동남아에서 파는 더 어두운 화장품을 사서 가야할 정도.

초딩때 운동장에서 한참을 운동회 연습하면서 탔던 때 이후로 생에 이렇게 많이 탐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

#. 드라마 '풍선껌'에 빠져있다.

인터넷이 잘되는 숙소에서 빠지지 않고 다운 받아 보고 있다. 어제는 정려원이 끼고 있는 것 같은 얇은 반지를 사서 끼었다. 2개 샀더니 180밧. 얇은 은반지. 마음에 들어서 오늘도 나가서 살까 생각 중. 태국 물가는 스스럼이 없어져서 쇼핑을 꽤 하는 편이다. 말레이시아나 캄보디아에서는 괜히 비싼 것 같아 쇼핑을 못했다.

#. 신승훈 11집 듣기.

어느 곡 콕집어서 내 귀에 들어온 노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다 듣기 편한 노래들. 어떤 가사가 꽂히기도 했지만, 어느 곡의 어느 부분인지 모르겠다. 다시 그 노래가 들리면 집중하고, 가사에 감동하기도 했다. 주로 이동이 많은 버스에서 들었다.

#. 책읽기.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잘 안읽히기는 하지만 소중하게 되어 버린책. 무거워도 한국까지 들고 가야지. 야금야금 잘 챙겨 읽고 있다. 이렇게 숙소에서 책 몇장 읽고 있는 여유가 소중하다. 한국에가면 여유가 있는 내가 될까. 아니면 똑같을 까.


주말이 두번 지나면 겨울이 오고 있는 한국에 들어가야겠지. 여기서 '동남아스러운' 옷들은 한국에서는 안입겠지. 지금의 여행이 평생의 소중한 추억이 되겠지. 오늘 보낸 엽서는 나보다 늦게 도착 하겠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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