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말이 마음을 키운다.

내 마음 줄이는 중.

by 기린

20살때의 내 열렬 했던 짝사랑은 친구와의 대화에서 시작 되었다.

친한친구와 같이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집에 가는 길.

나랑 친구는 같이 일하는 아르바이트 A군 이야기.

'그 오빠가 너에게 관심 있는 것 같아.'라는 대화에서 시작했던 내 짝사랑.


일주일에 5일은 같이 출근해서 같이 점심을 먹고, 같이 퇴근을 해야하니까

나의 관심은 더 커졌다.

'오늘 너한테만 음료수 준 것 같아'

'너한테만 잘해주는 것 같아.'

이런 친구의 말에 내 감정이 더 해지고.

난 결국 내뱉고야 말았다.

'나 A군 좋아하는 것 같아.'

(짝사랑에서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그렇게 뱉어 버린 것이다.

그렇게 인정하고 났더니 내 마음은 말하기 전보다 더 커졌다.


나는 별일 없이 매일 A군과 통화를 했고,

A군은 내가 거는 전화를 꼬박꼬박 받아줬다.

(누군가의 마음을 그냥 모른채 하는 것이 거절 하는 것 보다 쉬우니까.)


그러다 어느날,

나는 A군의 생일 파티에 무리를 해서 쫓아 갔고,

A군의 친구들에게 A군이 인기가 많다는 걸 증명해주는 어느 여자 아이 한명이란 걸

새삼 깨닫고, 퍼뜩 정신을 차렸다.


마음이 식어 버리고 나니 왜 그렇게 전화를 했는지,

생일파티가 어디라고 그걸 또 쫓아 간건지,

생각해보니 엄청 바보 짓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20살의 열렬한 짝사랑 이후 난 깨달았다.

생각과 말이 마음을 키웠구나.


나는 친구랑 내 짝사랑을 만들고,

그 짝사랑을 친구랑 신나게 의논 하면서 했던 거다.

나중에 A군이 레이싱걸이랑 사귄다는 얘기를 들었을때는,

내가 그렇게 뇌 없는 사람을 좋다고 했나 싶어서 엄청 후회하기는했지만.


이때의 경험을 계기로 나는 내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웠다.


어떤 사람이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만 할때는 관심이 있는 정도.

그걸 친구에게 '그 사람 괜찮은 것 같아.'라고 말해 버리면

이미 내 마음은 '괜찮은' 것 뿐 아니라 관심까지 생겨 버리는 상대가 되어 버린다.


상대방에게 '좋아해요.'라고 말을 하면,

그만큼 마음과 생각이 더 자라는 거다.


또 그 반대로,

생각도 안하고, 말도 안하고, 심지어 일기에 적지도 않는다.

그렇게 하면 마음이 줄어들고, 또 줄어들고. 줄어 든다.


나는 요새 마음을 줄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생각도 안하고,

말도 안하고,

일기에도 적지 않는다.

또 드라마 여러편을 몰아보고,

뜨개질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하고,

최대한 다른 짓을 열심히 한다.


이 방법은 효과가 아주 좋아서,

기분도 그렇게 울적하지 않고,

눈물도 나지 않는다.

지금은 괜찮은 척을 하고 있지만,

조금 더 지나면 진짜 괜찮아 질꺼다.


생각이 마음을 만들고,

말이 마음을 키우고,

나중에 마음이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걸 난 잘 아니까.


생각과 말이 마음을 키운다고 난 생각하니까.



생각과 말이 마음을 키운다.






작가의 이전글5,000부 중 2,923번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