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가면 아쉬울 뻔 했어.

#1.봄. 원고보다. 여행.

by 기린

"실장님이 너무 실력이 좋으시고, 우리를 잘 가르쳐 주시는 거야.

그래서 동기 언니랑 나는 실장님이 그만 다니실때까지 다녀보자고

결심했다니까.

내 생각에 이렇게 좋은 상사는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아랫 사람이 일을 잘해야 자기가 편한거지."


"아....."



그런거야.

우리(벌써 우리) 실장님 처럼 알기도 많이 알지만,

처음부터 꼼꼼하게 가르쳐 주시기도 쉽지 않은데,

조금만 똑똑한 사람이라면 벌써 생각하고 있어야 했다.

아랫사람이 일을 잘해야 사람 관리가 편해지고 일이 잘된다.

그렇다면,

나는 여태껏 똑똑하지는 않은 상사 밑에서 일을 했나봐.


회사를 이직해서 좋은 이유 하나 추가.


서울역에서 천안아산역으로 내려가는 내내 오빠에게 회사 얘기를 가득 채웠다.

뭘 이렇게 의지하고 할얘기가 많을 꺼면서 '여행가지말까?'이런 생각은 왜 한거니.


나는 그렇게 스케줄도 맡기고,

맛집 검색도 의지하면서 순천만-여수를 돌아 서울로 왔다.

곡성에서 만난 맛걸리는 정말이지 대박이었는데,

막걸리를 별로 안좋아하는 내가 대.단.해. 라고 느낄 정도로

안쓰고 맑았달까.


좋은 사람들과의 이렇게 좋은 여행을 두고

원고쓰는 거랑 바꿀 생각을 했다니 내가 섣불렀다.

좋은 사람이랑의 여행은, 언제나 옳다.

특히, 지금 떠나지 않았으면 놓쳤을 2016년의 봄이었다면 더더욱.




#. 이제 2주된 회사 얘기부터 요사이 사는 얘기까지

차안에서의 이어지는 수다.


새벽 5시. 서울역에서 6시 25분 기차를타는 우리 모두는

다들 못일어 날까봐 걱정을 했었다.

나는 무사히(?) 5시에 일어나서 동네 주현이를 태우고 서울역까지 택시로 이동.

택시 아저씨는 뱅글 뱅글 돌아가는 거 같았는데,

나는 얘기를 하느라

'어머, 이 아저씨 돌아가나봐.'

라고 생각 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직장인이니까 1~2천원 차이나는 것에 쿨해지자.

그리고 7시 10분 쯤 되니 도착한 천안아산역.

영욱이의 차에 옹기 종기 모여 탔다.

짐들은 모두 트렁크 행.

다들 카메라를 챙겨오느라 1박치고 가방들이 많다.


카톡 메세지는 100개 이상이 쌓이면 안읽고 마는 스타일이라,

나는 오늘 어디로 놀러가는지 모른다.

평소 같으면 숙박이고, 스케줄이고 내가 진행을 했을텐데,

미안하게도 회사에서 핸드폰 볼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도대체가 순천만은 어디 붙어있는지, 여수는 어딘지 나에겐 시간으로만 여행이 가늠될 뿐.


"그래서 지금 부터 몇시간 남았어?"

이렇게 물어 보고 얼만큼의 여행인지 생각하고는 하거든.

(막히는지 안막히는지 신경 안쓰는 편. 운전자 영욱이 미안.)


그렇게 천안에서 출발한 우리 처음의 목적지는 100원 만두 집.


IMG_95610000.JPG 이 짭조름한 만두가 하나에 100원이다.

튀김 느낌 물씬 나는 옛날 사라다빵 3개,

만두 가득 2접시,

그리고 어묵국 까지 5명이서 조촐하게 10시쯤 아침을 먹고 가격은 7천원.


이 만두로 말씀 드리자면,

얇디 얇은 피에 안에는 짭짤한 잡채가 들어있는 한번도 못먹어본 만두다.

(아... 사진 보니까 또 먹고 싶잖아.)


나는, 그 뒤에는 고기를 먹어야 하지만 않았어도 나혼자 몇접시는 먹었을꺼야.

만두 좋아하거든.


간단히 분식 해주시고, 다음으로는 곡성 기차 마을, 그 옆의 냇가로 산책을 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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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너무 좋은 거 있지,

좋은 사람들이랑 맛있는 것 먹고 다니는 것도 좋은데,

이렇게 봄.봄. 하다니.


이렇게 예쁜 개나리를 안보고,

이렇게 화사한 벚꽃나무를 못보고 그냥 보낼 뻔 했잖아.


봄. 산책. 좋으다. 참 좋으다.


좋으니까 이제 또 먹으러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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