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많은게 독이 될 수 있다.

새로운 회사, 1일차.

by 기린

#. 머리 카락이 하나하나 서는 느낌이 들었다.맙.소.사. 아직도 성수대교.


아침 잠이 많아 아침부터 일어나는 스케줄에는 영 맥을 못추는 몸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출근 길 버스에서는 자리 찾아 앉자 마자 잠이 들어 버린다.

첫 출근 날도 예외는 아니다.

자리를 잡고 앉아 한참을 버스에서 자고 일어났는데,

'어라, 한강이 보여.'

'어라?? 9시야??'

그런데 아직도 성수대교 위.....


아놔.

9시에 성수대교 위라고 하면 나는 출근 첫날 부터 지각을 하게 된거다.

헐.


지금 버스기사 아저씨에게 내려달라고 해봐야 버스만 안움직이는게 아니라 방법도 없다.

다리위를 뛰어 건너가는게 더 오래 걸린다.

그럼 버스에서 내려서 택시를 타?

각이 안나온다.

여기만 지나면 전용차선 타니까 그냥 있어?

그러기엔 너무 불안해.


아놔.

방법이 없더라 방법이.



#.경험이 많은건 이런 경우 좋은게 아닐 수도 있다.


나는 지난 7년 회사 생활중에 적어도 5년은 강남으로 회사를 다녔으니,

145번이 강남역 중앙 버스 정류장에 몇분이면 도착하는지 알고 있었다.

약 50분.

그렇다면 나는 출근시간 막히는 걸 감안하여

현명(?)하게 40분은 여유를 두고 타야지.

9시 30분 출근이라 8시에만 타면 넉넉하게 도착하리라 생각을 했던건데...


아놔.

막혀도 이렇게 막히니.

깜~ 짝 놀랬네.

3분에 한번씩 바뀌는 신호등에 의지해 버스는 한칸씩 성수대교 위를 빠져 나가고 있었다.

발을 동동 굴러봐야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머리 속에서는 적어도 3가지의 시뮬레이션이 돌린다.

도대체 내가 갈 수 있는 최대한 빠른 길이 뭬지???

버스?

지하철?

택시???????????????


.

.

.

성수대교를 지나자마자 버스에서 내려서 택시를 타서는,

가까운 3호선으로 가서 지하철로 막 달렸다.

내가 그렇게 회사를 지각을 한다고 택시 기사 아저씨에게

인정(?)으로 호소를 했건만 이 아저씨. 여유지다.

괜히 미워 보여.

'아저씨, 어서 저기 지하철 입구 앞에서 내려 주시라구요.'

이건 당연히 마음속의 외침.


지하철의 계단이 오늘따라 많기도 많지만,

다리를 쉬게 할수가 없다 내가.

숨이 턱에 차게 달리고 달려서

15분을 늦게 도착했다는거 아니니.


아. 이건 아닌거 같아.

힘들었어. 정말.


서울 바닥 출퇴근 시간에 온 시내 차들이란 차들은 다 기어나오는걸

내가 이렇게 번번히 잊는다.

고작 40분 일찍 나왔다고 버스타고 제 시간에 출근 할 줄 알았다.

바보 같았어.


이런 경험은 자주하지 말자.

심장 망가지겠어.


아무튼 난 그렇게 15분 늦게 첫 출근을 했다.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는 첫 출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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