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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혼잣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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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의 잠 Jul 17. 2016

달관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가르쳤다

새벽까지 시험 문제를 냈다

이제 밤샘은 못하겠다

늙어 가는 것이 슬프다

어떻게 욕망 없이 살까

어떻게 두려워하지 않고 죽을까    


우리 동네 고물상에는 늙은 개가 있다

살도 많이 찌고 걸음도 불편해서 누가 봐도 늙었다

그래서 지나가는 길에 해바라기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혹시나 싶어 걱정이 된다

오늘은 맑은 하늘을 이고 해바라기 하는 늙은 개를 만났다

반가워 다가가 인사를 했더니 무거운 몸을 일으켜 다가오며

꼬리를 흔든다

나를 향한 눈이 활짝 웃는다

천상병 시인하고 똑같이 웃는다!    


이렇게 사는 구나 했다

이렇게 죽는 구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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