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라고 나이를 먹나 보다

by 마음의 잠

어느 날 문득 좋아진 피부를 발견했다

며칠 기분이 좋았다

그러다 다시 문득, 피부가 좋아진 게 아니라

노안이 더 심해진 거라는 걸 깨달았다

노안으로 뽀샵한 피부는

예쁘다


우리 쪼꼬는 열네 살 노견이다

엄청나게 소심하고 겁이 많은 데다

소리에도 아주 예민해서

조그만 소음에도 깜짝깜짝 놀라곤 했었다

그런데 이제 귀가 잘 안 들리나 보다

윗집에서 서너 살짜리 쌍둥이가 막 뛰어다녀도

잠만 잘잔다


보지 않아도 되는 것들은 보지 말고

듣지 않아도 되는 것들은 듣지 말라고

나이를 먹나 보다


2019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