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수박은 달잖아

삶은 고되지만 달콤한 순간이 있다.

by 하야

당시 한강 작가는 꿈을 이루지 못한 부모의 욕망을 자식에게서 실현하려 하는 “소유욕”에 염증을 느꼈고, 잔혹한 현실을 목도하며 출산 결정에 깊은 회의에 빠졌다고 한다.

그녀는 “아이가 현실의 터널을 어떻게 빠져나갈지” 걱정하며 고통을 미리 겪게 만드는 것에 죄책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에 한강 작가의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여름엔 수박도 달고, 봄엔 참외도 있고, 목마를 땐 물도 달잖아. 그런 것들, 다 맛보게 해주고 싶지 않아?”


“세상엔 빗소리도 있고, 눈 오는 풍경도 있으니, 그런 것들도 다 느끼게 해주고 싶지 않냐?”라고.


이 한마디에 한강 작가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으며, “여름 수박이 달다는 건 분명한 진실”이라며 마음이 움직였고, “설탕처럼 부스러지는 붉은 수박의 맛을 아무런 불순 없이 즐겼다”는 감정을 떠올리며 말을 잃었다고 회고했다.


이 에피소드는 한강 작가가 ‘아이를 낳지 않겠다’ 던 결심에서 한 발짝 물러나게 된 전환점이 되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분명히 쉽지 않고 고된 일이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작은 기쁨과 행복은 인생을 감당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삶이 덥고 힘들고 지칠지라도, 그 안에는 분명히 달콤한 순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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