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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실컨설턴트 Nov 23. 2020

설계

"바이오 약품을 만드는 제약사에서 일할 때야. 밖에서 보면 뻔한데 이상하게 안에서 자주 길을 잃었어. 이상하게 구조가 복잡했어."

"저도 차로 지나면서 봤는데 그냥 사각형 건물 두 개 던데요. 왜 그랬을까요?"

"나도 참 이상했어. 나중에 알고 봤더니, 두 건물이 한 번에 지어진게 아니더라고. 1공장이 먼저 지어지고, 2공장이 증축이 되었데. 1년도 안되는 사이를 두고 증축을 했는데 건물 두 개가 유기적으로 합쳐지지 못한거지."

"시공한 회사가 달랐나요?"

"아니. 같아. 우리도 잘 아는 회사지. 팀은 달랐겠지."

"같은 회산데, 미리 얘기가 안 됐을까요?"

"그러게. 구조는 그렇다치고 정말 황당한 부분이 하나 있었지. 2층에서 1공장과 2공장이 연결되는 부분에 10미터쯤 경사로가 있었어. 처음엔 이거 왜 이래놨나 했어. 큰 액체 원료통을 옮기는 일이 많은데 항상 거기서 애를 먹고있는 직원들이 있었거든. 다칠 수도 있고. 알고 봤더니 1공장과 2공장의 층고가 달랐던거야. 90센티 정도 단차가 난거지."

"ㅋㅋ. 생각만해도 오싹하네요. 그 설계한 사람..."

"잠깐 욕먹고 끝날 문제가 아니지. 10년은 지났을텐데 아직도 거기를 지날 때마다 생각이 나니까. 그래서 설계가 무서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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