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가라고 하시는건가?' 속으로 이런 생각이 올라오는 동시에 제 손가락은 문열림 버튼을 자동으로 누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빨리 하시라는 손짓이 자동으로 나옵니다. 여사님이 급하게 바닥을 청소기로 빨아내시고 저는 닫힘 버튼을 누르고 지하로 내려왔습니다. 차에 타고 잠깐 생각에 잠겼습니다.
'내가 왜 그랬지? 왜 순간적으로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였을까?'
제가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좋아하는 이유가 또 늘었습니다. 간혹은 이 직업의 단점이라 생각할 때도 있었는데 오늘 아침의 그 경험으로 좋은 점으로 넘겨야겠습니다.
컨설턴트라는 직업이 특성상 일의 대부분을 고객사에게 수행합니다. 그러다보니 너무나 자연스럽게 어떤 곳에서 어떤 분을 만나도 존중하고 조심하는 자세가 몸에 배였습니다. 어떻게 보이더라도 그 분이 어떤 위치의 분일지 예측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드라마에도 나오잖아요. 동네 할아버지가 놀러오신줄 알았는데 그 회사 회장님었다는. 물론 그렇지 않더라도 우린 모든 사람에게 예의를 갖춰야 합니다. 그런데 잘 되지 않죠. 그래서 자동으로 그렇게 만들어준 제 직업이 나쁘지 않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