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남은 시간을 때우려고 눈에 보이는 커피숍에 들어왔습니다. 포크와 크림나이프의 물얼룩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물얼룩이 남아있는 포크세트
아마 청결함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겁니다. 어쩌면 마른 수건으로 닦지 않아서 더 위생적일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한 번 더 닦아 얼룩을 없앤 것이 노력은 조금 더 들어가겠지만 이 가게에 대해 주는 인상은 큰 차이가 날 겁니다. 컨설턴트는 문서를 많이 만듭니다. 저도 제가 만드는 산출물에서 이런 차이를 무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잠깐 생각했습니다.
자연 다큐멘터리였던 것 같습니다. 멍 때리며 보고 있는데 열심히 거미줄을 관리하고 있는 거미가 출연하더라고요. 한 나무 가지와 다른 나무 가지 사이에 아름다운 거미줄이 예술품처럼 걸려 있었습니다. 나레이션이 깔립니다.
“거미는 나무 사이에 어떻게 거미줄을 만들까요?”
제일 중요하고 어려운 일은 첫 번째 거미줄을 거는 일입니다. 바람이 부는 날 하나의 거미줄을 만들어 그냥 날립니다. 하나가 다른 나무 가지에 걸릴 때까지 수 없이 날려 나무 사이에 겁니다. 이 단계가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그 다음은 그 줄을 중심으로 거미줄을 엮습니다. 보기에는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첫 번째 거미줄을 거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쉬운 일입니다.
첫 번째 줄을 걸어야 그물망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나무 사이가 가까우면 첫 번째 거미줄을 거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결과로 만들어지는 거미줄은 크기가 크지 않을 것이고, 먹이가 걸릴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집니다. 여기서 두 가지 선택이 가능합니다. 수 없이 첫 번째 거미줄을 멀리 날려서 거대한 그물망을 만들거나, 안전하게 가까운 곳에 날려 작은 그물망을 만드는 것이지요. 경험이 많지 않고 열정이 끓어 넘칠 때는 첫 번째 유형이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노력하는 과정에서 노하우도 쌓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효율적이고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실력이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는 작은 그물망을 여러 번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크게 만들 수 있겠지요. 둘 다 만들 수 있는 실력이 갖춰지면 선택의 문제가 됩니다.
오래 걸리더라도 큰 거미줄을 칠 수 있게 멀리 첫 번째 거미줄을 날리는 편을 택하거나, 가까운 곳에 걸어 쉽게 거미줄을 만들고 자주, 많이 만들 것이냐. 그건 거미가 서식하는 곳의 환경과 개인의 성향에 따라 택할 문제지요.
두 가지 중 어떤 방식을 택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큰 거물망이든, 작은 그물망이든 뭔가를 완성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대가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대가가 때로는 생각보다 빨리 주어지기도 하고, 예상보다 훨씬 늦게 주어지기도 합니다. 빨리 성공하는 건 우연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그물망을 완성하고 그 중에 노련한 놈은 그물망을 자주 흔들어 먼지를 떨어냅니다. 끊임없는 유지보수의 시작이죠. 거창하게 말하면 창업에서 수성으로 전환하는 겁니다. 이걸 게을리하면 실패하게 됩니다. 그래서 누군가 이렇게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