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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실컨설턴트 Jul 26. 2023

불법

무단횡단을 조장하는 신호등 체계

회사 바로 앞에 이런 길이 있습니다. 건물 주차장에서 나오는 샛길에 1번 건널목이 있고, 신호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큰 도로를 건너야 하는 2번 건널목에 신호등이 있어요. 문제는 1번과 2번 신호등을 다 기다려서 건너면 최소 3분 이상을 서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인지 그렇게 가기 싫은 회사를, 최대한 천천히 가야할 것 같은데 3번 경로로 급하게 무단횡단을 해서 가로 지릅니다. 다 배울만큼 배우고, 성실하고 착하신 분들인데 말이죠.


신호의 순서를 조금만 조정하거나, 요즘 많이 만들어지는 대각선 건널목 체계를 만들었으면 선량한 사람들을 범법자로 만들지 않았을텐데요.

이런 사소한 디테일이 큰 일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예전에 살던 동네에 유난히 사망 사고가 많이 나는 길이 있었습니다. 귀신 들렸다고 소문이 나기도 했죠. 나중에 밝혀진 건, 내리막길에 유난히 짧은 신호등이 원인이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한때 존경했던 회장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회사 제도를 잘 만들어야 한다. 허술하게 만들어서 괜스레 남의 집 귀한 자식들을 범죄자로 만들면 안 된다."

그때는 '뜬구름 잡는 말씀하시네'라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맞는 말이죠. 살다보면 어려운 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때 회사 제도의 헛점이 보이고, 그걸 이용하면 위기를 넘길만한 돈을 잠시 쓸 수 있겠다 싶다면 보통 사람들은 그 유혹을 쉽게 떨치지 못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개인을 비난하는 겁니다. 그게 너무 무리하다 싶으면 귀신을 끌어들이죠. 하지만 진짜 문제는 고민없이 만들고, 개선하지 않은 제도와 시스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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