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弟子,入则孝,出则悌,谨而信,泛爱众,而亲仁。
行有余力,则以学文。
子曰: 弟子, 入則孝, 出則弟, 謹而信, 汎愛衆而親仁, 行有餘力, 則以學文.
(자왈: 제자, 입즉효, 출즉제, 근이신, 범애중이친인, 행유여력, 즉이학문.)
공자가 말씀하시길, "젊은이들은 집에 들어가면 부모에게 효도하고, 밖에 나가면 어른께 공손하고, 행동을 삼가하여 남에게 믿음을 주며, 모든 사람을 널리 사랑하되 특히 인자를 가까이하고, 그러고도 남음이 있으면 글을 배워라."
한 마디로 "사람이 먼저 되고 글을 배워라."입니다. '삼가다'는 말은 자주 사용했지만 지금껏 뜻은 잘 몰랐네요. 사전을 찾아보니, '무언가를 꺼리는 마음으로 양(量)이나 횟수가 지나치지 않도록 하다'는 의미입니다. 한자에 말(言)을 뜻하는 부수가 붙어 있는 걸로 봐서 특히 어떤 말을 하는 양이나 횟수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미가 큰 것 같습니다.
이 구절을 공부할때 마침 시끄러웠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서초 세모녀 사건으로 떠들썩했었죠. 엽기적인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는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범죄자의 스펙이 아니었습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같이 학교를 다닌 아내와 결혼하여 IT회사의 임원까지 지낸 48세의 남자였습니다. 범행동기로 생활고를 들었는데, 당시 집을 팔면 빚을 청산하고도 6억이 남는 상황이었고, 아내의 통장에는 3억이란 돈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생활고로 아내와 두 딸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하려 했을까요? 조사과정에서 그는 '자기가 죽으면 가족이 멸시받고 살 것 같아서 그랬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말한 멸시라는 것이 어떤 것이었을까요?
글은 배웠지만, 사람이 되는 공부는 하지 못한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비극입니다. 사람이 제대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으니, 가상의 '멸시'를 마음 속에 만들어냈고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어렸을 적, 저희 집은 종손집안이라 1년에 명절까지 포함해서 10번의 제사를 지냈습니다. 자정이 되기까지 기다렸다가 제사를 다 지내고나면 '음복'이라는 것을 합니다. 제사상에 올랐던 음식을 나눠먹는 거지요. 그 중에 술도 아이들에게 조금씩 먹입니다. 그 상황을 서양인이 봤다면 어린이 학대로 신고를 했겠지요. 그런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렇게 술을 배워서인지 성인이 되어서 만취 하더라도 큰 실수를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효도하고, 공경하고, 삼가하고... 이런 것들이 글과 말로도 배울 수 있지만, 일상 생활에서 무의식 중에 체득될 수 있는 일들이 계속 사라져가는 것 같습니다.
의무 교육이 있는 현대 국가에서는 조금 맞지 않는 구절일 수 있습니다. 공자가 살던 시절에 공부를 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었고, 선택사항이었으니 이 말이 맞지만 지금은 교육이 먼저이고 효, 공경, 범애같은 보편적인 가치를 뒤에 배워야 하는 구조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