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道千乘之国,敬事而信,节用而爱人,使民以时。
子曰: 道千乘之國, 敬事而信, 節用而愛人, 使民以時.
(자왈: 도천승지국, 경사이신, 절용이애인, 사민이시.)
공자가 말씀하시길,
"천승의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 정사를 신중히 하여 백성들의 신의를 얻어야 하며,
비용을 절약하여 백성들의 수고를 덜며,
시기를 잘 맞추어 백성을 부려야 한다."
누구나 어떤 관점에서는 리더입니다. 가장이라면 가정의 리더일 것이고, 친구 몇이 모여도 그날 주도하는 사람이 생깁니다. 리더의 입장에서 본다면 오늘 내용이 더 와닿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 구절부터 보죠. 千乘之國(천승지국)은 천 대의 전차를 가진 나라입니다. 꽤 규모가 있는 나라지요. 乘(승)이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마치이니, 지금의 탱크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2019년 기준 탱크 2,600대를 보유하고 있고, 북한에는 4,000대가 있답니다. 성능과 오래된 정도는 다르겠지요. 어쨓든 꽤 큰 제후국입니다. 그런 나라를 다스리는 道(도)를 말하는 겁니다. 일단 조직의 규모는 따지지 말고, 공자님이 전하고자 하신 '리더의 도리'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시죠.
세 가지 도리는 모두 백성을 향합니다.
敬事而信(경사이신): 정치를 경건할 정도로 신중히 봐서 백성들의 신뢰를 얻고,
節用而愛人(절용이애인): 나라에 쓰이는 비용을 절약하여 백성들의 수고를 덜어주며,
使民以時(사민이시): 백성들을 동원할 때도 때를 잘 고려하여 그들의 고통을 줄여야 한다.
결국 국가의 리더십은 백성을 향해야 하는 것이고, 회사의 리더십은 직원들을 향해야 하나 봅니다.
국가 규모의 거대한 조직의 리더라면, 진중하게 일을 처리함으로써 신뢰를 얻고, 비용을 줄여 백성의 수고로움을 줄이고, 그 마저도 때에 맞게 동원하는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조금 더, 현미경을 들이대 볼까요?
첫째, 敬事而信(경사이신) 입니다. 敬事(경사)를 해서 信(신)을 만들라 합니다. 敬(경)이라는 글자에는 경건하다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공경이라는 말에도 이 경자가 쓰입니다. 어떤 뉘앙스가 느껴지십니까? 엄숙하고, 신중하고, 약간은 무거운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그런데 그 뒤의 글자가 일을 뜻하는 事(사)입니다.
즉, 일을 처리함에 있어 엄숙하고 신중하면서도 무겁게 처리한다는 것이고, 이를 통해서 백성들의 신뢰를 얻으라는 거죠. 조금 더 나가보면 리더가 敬事(경사)하지 않아서 신뢰이 안 쌓이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직원들과 신뢰가 쌓이지 않았을 경우, 난이도가 높고 새로운 일,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을 자신있게 할 수 없습니다. 왜냐구요? 그건 마치 전쟁터에서 '돌격 앞으로'를 외치면서 뒤를 자꾸 돌아봐야 하는 상황과 같거든요. 언제 뒤에서 실수로 나한테 총을 쏠지도 모르니까요. 때로는 실수를 가장하여 조준 사격을 할 수도 있겠지오.
이런 상황에서 모자란 리더는 부하직원들 탓만 합니다. 자신이 敬事(경사)을 하지 않은 것은 생각하지 않구요.
두번째는, 節用而愛人(절용이애인) 입니다. 국가 경영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약하여 백성들을 아끼라는 의미입니다. 이 뜻도 좋지만 저는 '백성을 애인처럼 아껴서 사용해라.'로 풀어보고 싶습니다. 비용을 아끼면 걷어야 할 세금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세금내는 입장에서 보면 그게 백성 아끼는 일이지 말입니다. 최근 잡혀간 위정자들이 세금을 펑펑 쓴 곳을 보면 이 구절이 더욱 와 닿습니다.
간혹 회사에서 이 말을 말 그대로 해석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회사 비용을 절감하라는 의미로 이해해서 회식비용, 회의비 아끼시는 분들이 있어요. 논어에 나온다면서...
여기서 비용은 부서비용같은 비용이 아니죠. 백성이 내는 세금을 아끼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덜 걷어서 그들의 고통을 줄이라는 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백성, 즉 직원을 향한다는 겁니다. 직원을 사랑해서 하는 행위인 것이 핵심이죠. 회사에서라면 비용을 줄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리더에게 맡겨진 비용을 어떻게 잘 사용해서 직원들을 행복하게 할 것이냐를 고민하라는 말이 되는거죠. 자기 돈처럼 쓰면서 생색도 내지말고, 리더에게는 그 돈을 직원들의 행복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쓰야 할 의무가 있을 뿐이죠.
마지막은, 使民以時(사민이시) 입니다. 백성에게 노역을 시킬일이 있으면 때를 가려서 하라는 뜻입니다. 농경사회에서 씨를 뿌려야 할 시기에 전쟁하러 가자고 그러면 같이 죽자는 이야기지요. 직장에서도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월말이라 마감작업 해야되는데, 자기 심심하다고 오늘 회식하자고 합니다. 낮부터 맛집 찾으라고 보챕니다. 짜증납니다. 때려치우고 싶어지죠. 죽어라 해서 다하고 조금 늦게 참석했더니, 회식 늦었다고 눈치주고, 프로는 평소 업무를 잘 조정해서 시간관리도 제대로 해야 되는거라면서 야단까지 치십니다.
부하직원이 평소 시간관리 잘해서 회식시간에 늦지 않을 의무가 있다면 리더는 이런 일들을 미리 예측하고 시뮬레이션해서 부하직원들이 가장 적게 고통받도록 동원할 의무가 있는거죠. 아예 하지를 말던가... ㅎㅎㅎ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리더가 팔로워들과 같이 호흡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느 해외 공장에 공간이 모자라 항상 애를 먹는 곳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사장이 왔습니다. 당연히 깔끔하게 청소를 했지요. 복도마다 쌓여있던 자재와 제품들은 다 치웠습니다. 라인에 깔린 원자재들도 다 치웠지요. 이후 사장이 본국으로 돌아가 지시를 내렸습니다. 중국에 있는 공장에 공간이 많이 남으니 물량을 더 주라구요. 웃픈 일이지만 현실감 있지 않나요?
리더라면 기억하세요.
리더의 역할을 경건하고 신중히 해서 팀원들의 신뢰를 얻고,
팀원들의 시간과 자원 낭비를 줄여 수고를 덜어주고,
일을 시킬때에는 때를 잘 살펴서 편하게 일하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