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렌드
내가 전하고 싶은 것은 오직 단 하나의 문장입니다.
어느 날, 글이 나를 찾아온 적이 있어요.
그 순간 무채색의 세상이 색깔을 얻었고,
무의미한 사물에 의미가 부여되었으며,
무감동한 나의 일상에는 생동감이 돌아왔죠.
이전까지 세상은 아무 상관이 없었습니다.
나와 무관하게 존재했고 주어졌으며 앞으로도 흘러갈 무언가에 불과했죠.
하지만 글을 쓰고 표현하며 의미를 부여했을 때 세상의 모든 것은 나와 관련있는 것으로 변했습니다.
수천년 전,
어느 필경사의 생각은 점토판에 기록되어
아직도 세상에 남아 그가 보고 느꼈고 살았던 세상을 증언합니다.
“쉬는 날은 사흘이다. 예배보는 날도 사흘이다. 달마다 24일은 난 학교에 다녀야 한다. 지겨운 학교.”
이 단순한 문장은 수천 년의 간극을 넘어 문자를 받고 글을 쓰는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동질감과 관계를 순식간에 가져오죠.
전혀 다른 생각,
전혀 다른 생활,
전혀 다른 생존의 시기를 겪었을
누군가와 우리는
이 순간 하나가 되는 겁니다.
나는 그렇기에 전하고 싶어요.
수천, 수만, 수억의 성상이 지나간 뒤에도 남아 의미와 관계와 울림을 줄 단 하나의 문장을.
그것만이 이 땅에 내가 살고 당신이 살았던
단 하나의 삶의 이유일지도 몰라요.
오늘도 나는 단 하나의 문장을 찾기 위해 다시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