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때로 방임이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이 세상은 빈 틈이 없어요.
때문에 우리는 항상 긴장에 휩싸여 살아갑니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뒤처진다는 불안감이 지배합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한 순간 팽팽한 선을 놓쳐버리면 풀썩 꺾여버립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무력감이 지배하게 되구요.
일어서지 못한 채 망연히 세상을 바라볼 뿐입니다.
그때는 억지로 일어나려 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가만히 앉아서 몸과 마음이 기진한 것인지 점검해야 해요.
혹시나 진실로 소진한 상태라면 잠시라도 쉼이 필요합니다.
바로 그 순간,
망연히 앉아 단지 시선을 던질 때 세상은 본질을 아주 잠깐 드러냅니다.
당신이 달려온 궤적이 순식간에 다른 궤적으로 메꿔지죠.
쉴 새 없이 이전의 당신처럼 살아가는 누군가가 얼마나 위태로운지 깨닫습니다
당신에게 그토록 중요했던 것들이 실은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보게 되구요.
생의 진실에 직면하는 '찰나'입니다.
다시 일어날수도, 혹은 주저앉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단 한 가지만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됩니다.
그 지점을 지나고 나면 삶은 이전과 결코 같지 않아요.
때로 방임을 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이 있습니다.
혹시 그때가 지금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