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네 민박'도 중국에서 표절했다며?

당신의 콘텐츠를 지키는 방법-14 : 예능 포맷 표절 문제

by 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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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리네 민박, 보신 적은 없어도 듣기는 해본 예능 프로그램이죠?


<일요일의 힐링..'효리네민박'과 헤어질 시간, 2017.09.24., 스타뉴스>



한달 전 종료된 jt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죠.

남쪽 바다 제주도를 무대로 90년대와 2000년대 최고의 가수였던 이효리와

스타라고 하기는 살짝 모자라지만 사람을 이해하는 뮤지션 이상순,

그리고 손님 아이유가 잘 어우러졌던 이야기였습니다.


많은 사람의 공감과 함께 올해 9월 말에 문을 닫았죠.

하지만 프로그램이 종료된지 며칠 지나지 않아,

서쪽 대륙에서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중국 후난위성은 '친애적 객잔'을 첫 방송한다. '친애적 객잔'은 네 명의 중국 연예인이 소수민족 마을에 민박집을 열고 손님들과 일상을 보내는 이야기를 담는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 어디선가 많이 본 포맷이다.


고작 몇 달 전 시작된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어느새 중국에서 똑같은 포맷의 예능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중국 예능 프로그램이 한국 예능 프로그램 포맷을 표절하기 시작한 것은

벌써 200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나는 가수다’, ‘꽃보다 할배’, ‘무한도전’ 등이 이미 중국에서 똑같거나 비슷한 포맷으로 도용되었고 이에 대해 방송사들은 가슴앓이를 할 뿐 아무 대응도 제대로 하지 못한 바 있죠.

물론 중국에서 계속 포맷을 표절하기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사실 이른바 ‘한한령’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중국 방송사에서 포맷을 사들이고 한국 방송사가 노하우를 전수하는 선순환이 있기도 했습니다.



<'효리네'까지..도 넘은 中표절, 막을 방법 없나, 2017. 10.6, 일간스포츠>

중국 방송사들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한국 예능프로그램의 판권을 구입해왔다. 그러나 한한령 이후 방송사들의 판권 구입이 뚝 끊겼다. 대신 무분별하게 한국 예능을 베끼기 시작했다.


더욱 거슬러 올라가면, 실은 한국도 일본 문화 개방 이전에는 일본의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 등 콘텐츠를 표절했던 혐의가 있습니다.


<‘베끼고 뺏기고방송, 표절로 멍들다-일본을 베끼고, 중국에 뺐기고, 2015.03.18., MBN>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요?

이건 사실 근본적으로는 이른바 방송 프로그램 ‘포맷’, 그러니까 예능 형식이 저작권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작권법은 베른 협약, 세계저작권협약, WIPO 저작권 조약 등

각종 국제조약을 통해 세계적으로 유사한 경향을 보이죠.


한국의 경우 주로 미국과 일본의 저작권법을 흡수, 발전시켜 왔기 때문에 역시 세계 추세와 유사한 모습을 보입니다.


이 저작권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이디어’는 침해 대상이 아니고 ‘표현’만이 침해 대상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 드라마나 영화, 노래의 경우에는 만약 ‘표절’이 발생할 경우 표현 그 자체가 침해 대상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표절이 발생하더라도 저작권 침해 소송도 가능하고 금지가처분도 할 수 있으며 적어도 협상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중국의 경우라도 예외가 아니죠.

특히 중국도 요새는 중국 국내 콘텐츠 사이에서 저작권 침해 분쟁이 종종 발생하면서 저작권에 대한 주의의식이 옛날보다는 확실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은 상황이 다릅니다.

프로그램 아이디어부터 기획·개발·제작·송출되고 사업계획이 나오기까지 전 과정”이라며 “프로그램의 변하지 않는 콘셉트(concept)”라고 정의했다.
다만 시장에서 거래되는 포맷은 소재와 기획 아이디어, 연출방법과 제작노하우 등을 일컫는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핵심인 ‘포맷’은 결국 컨셉 아이디어를 의미합니다.

예컨대 <진짜사나이>는 연예인의 군대 체험이 포맷이고, <1박2일>은 전국 투어 MT와 게임이 포맷이며, <오늘 우리 결혼했어요>는 가상 결혼 체험이 포맷인 셈이죠.


이 아이디어 자체가 바로 예능 프로그램에서 ‘표절’의 대상이 됩니다.

그럼 대체 ‘포맷’을 산다는 건 뭘까요?


유명한 미국의 예능, <아메리칸 아이돌>은 영국의 <브리티시 갓 탤런트>의 포맷을 사서 만들었다고 잘 알려져 있죠.

이때 포맷을 산다는 것은 앞에서도 잠깐 나왔지만, 소재와 기획 아이디어, 연출 방법과 제작노하우를 꼼꼼이 적어놓은 ‘포맷 매뉴얼’의 저작권을 산다는 거죠.


여기에 원작의 PD와 제작진이 해외로 가서 제작 노하우를 직접 전수하는 것까지 포맷 판매 계약에 포함될 때도 있습니다.


당연히 그저 베껴서 만들기보다는 원작 포맷을 연출한 연출자와 제작진의 노하우를 전수받는 게 더 좋은 예능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겠죠?

그래서 중국 방송국에서도 한한령 직전까지는 한국 방송국으로부터 포맷을 정식 구매해서 제작하는 경우가 많았죠.


이 문제는 앞으로도 아주 디테일한 표현의 저작권 침해(대사나 대본 침해 등)가 아닌 이상, 나영석 PD처럼 대응할 수 밖에 없는 문제입니다.


"사실 따라 베끼는 게 더 힘들다. 포맷을 구매하시면 디테일한 부분까지 알려드리고 AS 해드린다. 가능하면 정품구매 부탁드린다"


요컨대 이른바 ‘짝퉁’보다 ‘정품’이 더 뛰어나니 정식 구매하라는 거죠.

다만 저작권 침해는 항상 시장 상황에 따라 대응책이 발전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런 포맷 표절이 범람할 경우에도 표현의 침해 부분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예컨대 사실 가장 앞에서 본 ‘효리네 민박’의 경우, 중국 후난 방송국의 홍보 ‘포스터’도 사진 저작권 침해가 아닌지 의심스러운 점이 있긴 하거든요.


다만 지금은 한한령으로 시기가 좋지 않고, 이 시기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각 방송사가 법적으로 대응 가능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나누어 대응할 필요가 있죠.


어쨌든 이 문제도 성급한 법적 대응보다

끈질긴 협상이 더 좋은 방책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앞으로 방송국의 협상력이 필요한 부분이죠.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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