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때로 조심스러운 일이죠.
처음 생을 자각하고 걸음을 내딛었을 때 세상이 얼마나 연약한지 깨달았습니다.
이 땅은 유동하는 용암 위에서 흔들리며 하늘 위에서는 언제든 생각 못한 사고가 떨어져 내릴 수 있어요.
당연히 있다고 생각해온 세상의 상식과 사회와 나라는 실은 사람의 머릿 속에서 공유되는 정보에 불과합니다.
난세에 갑자기 윤리가 무너지고, 국가가 붕괴되며, 파국이 도처에 나타나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우리가 금기라고 여기는 모든 것들은 실은 사람들의 착각이나 약속에 지나지 않아요.
언제든 선을 넘어선 자가 차를 인도로 일부러 돌진시키기만 해도 수십의 인명이 사라집니다.
그렇기에 더욱 선을 긋고 상식을 지키며 진실을 모른 척하며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었어요.
이 세상에서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발을 잘못 옮기면 큰 일이 벌어질듯 두려웠죠.
다만 세상은 너무 크고 사람도 무척 많습니다.
결코 한 사람의 실수로 무너지지는 않아요.
실로 연약해 아주 우연히 부서질 수는 있지만 그게 당신 때문은 아닐 겁니다.
단지 세상이 처음부터 원래 그렇듯 약한 고리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인생의 길을 걸은지 한참이 지나서야 그 사실을 깨달았어요.
어쩌면 다른 이들이 무심하게 살아가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진실로 마음 편히 평범하게 살아가게 된 것은 그때부터죠.
그럼에도 일상의 평온이 너무나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진실은 변하지 않아요.
우리의 노력과 상관없이 일어나 버리는 일이죠.
연약한 일상의 길을 걷다가, 문득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