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에세이-데이트랜드

by 기신
SmartSelectImage_2018-02-20-07-36-41.png

간혹 슬픔이 마음을 사로잡는 순간이 있다.


사람이 슬퍼지는 때는 언제일까?

그 전에 슬픔이란 대체 어떤 감정일까?

우리는 슬플 때를 본능적으로 알지만 동시에 어떤 상태인지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슬픔은 기쁨의 반대말이다.

기대가 다다르지 못했을 때 겪는 공허함이며 이루지 못한 일에 대한 상실감이다.

불행이 그렇듯 충족되지 못한 상태가 사람을 슬프게 만든다.


결국 슬픔은 무력한 자신을 향해 갖게 되는 실망이다.

이 세상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우리가 가지는 한계를 자각하는 순간이다.

한없이 바닥으로 치닿는 부정적인 방향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애써 슬픔을 감춘다.

할 수 있는 한 슬퍼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슬픔이 약점일 뿐만 아니라 가져서는 안될 감정인 것처럼 여긴다.


하지만 기쁨이 그렇듯 슬퍼지는 순간도 우리의 일부다.

이 생이 끝나기 전에 수도 없이 겪어야 할 어려운 고비다.

굳이 맞이할 필요는 없지만 찾아왔을 때 쫓아내지 말아야 할 손님이다.


슬픔은 밑바닥에 다다랐을 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각하게 한다.

이 어려운 불행을 위로하며 지친 마음을 달래는 역할을 맡는다.

다다르지 못한 기대에 갖는 무력감은 반대로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따라서 마음을 사로잡은 슬픔을 애써 떨쳐낼 필요는 없다.

단지 사라져 버릴 때까지 가만히 놓아두면 된다.

기쁨이 그렇듯 슬픔도 어느새 스스로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슬픔보다 기쁨이 좋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꾸며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