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언젠가 세상을 외면한 순간이 있었다.
누군가를 부정한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미 존재하는 것을 없는 것처럼 눈감아 버린다는 의미다.
하지만 벌어진 일을 되돌이킬 수 없듯이 외면한다고 없애고 싶은 어떤 것도 사라지지 않는다.
자신이 마음에 드는 사람은 적다.
상대가 뜻대로 움직이는 경우는 드물다.
세상은 처음부터 이미 주어져 기대조차 할 수 없다.
그럴 때 사람은 자신을 부정하고 싶어진다.
상대방을 부정하고 때로 없애기를 원하게 된다.
간혹 이 세상을 부정하여 저주하며 사라지기를 바라게 된다.
하지만 외면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부정이 가져올 극단적인 순간은 더 악화된 상황을 가져올 뿐이다.
오히려 이미 있는 현실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세상을 외면하고 부정하여 멈춰버린 대가다.
그렇기에 진실로 자신을 바꾸고 상대를 움직이고 세상을 변하게 하려면, 오히려 자신과 상대와 세상을 긍정할 수 밖에 없다.
바로 그 지점에서 변화를 위해 사람은 움직이게 된다.
언젠가 세상을 외면한 그 순간을 다시 떠올린다.
세상을 직시하고 바꿀 때까지 그 순간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