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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Oct 04. 2015

<인턴>, 그 여자가 진짜 원하는 것은 뭘까?

영화, "인턴"의 숨은 진심

‘여자’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뭘까요?


<인턴>의 한 장면


중세 유럽 로망스에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원탁의 기사’로 잘 알려진 아더 왕 연대기입니다. 

아더 왕 연대기에서 유명한 캐릭터는 물론 란슬롯, 기네비어, 멀린, 모르간, 그리고 아더 왕이죠. 하지만 현대인에게는 별로 유명하지 않아도 연대기에서 중요한 기사 한 명이 있습니다. 


아더왕과 모르간의 조카이자 란슬롯의 라이벌인 가웨인이죠.


가웨인은 궁정 연애담으로 가득한 로망스 속에서 기이할 정도로 연애담이 없는 인물인데, 딱 한 판본의 이야기 속에서 결혼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가웨인과 마녀’라는 이야기죠.


가웨인 경과 녹색기사의 그림


이 이야기 속에서 가웨인이 만난 마녀는 재미있는 수수께끼를 던집니다.


“모든 여자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무엇이든 자신의 뜻대로 결정하는 것.”


<인턴>은 겉보기에는 풋내기 스타트업 여성 경영자와 노숙한 구시대 기업 부사장 출신 인턴을 대비시킨 영화죠. 하지만 실제로는 이 영화가 숨긴 진짜 이야기 속에는 가웨인의 이야기와 유사한 질문이 숨어 있습니다.


“모든 여자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뭘까?”


인턴에서 앤 해서워이는 끊임없이 트러블과 마주칩니다. 

고객과의 트러블. 

부하 직원과의 트러블. 그리고 가정에서의 트러블. 

모두 심각한 단계는 아니지만 언제든 심각해질 수 있는 사안들입니다.


그때마다 난국을 잘 헤쳐나가던 앤 헤서웨이는 진짜 위기와 마주하게 되죠. 

바로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회사와 고난을 겪으며 지켜온 가정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위기입니다.
바꿔 말하면 회사의 의사결정권과 가정의 지속성 중 하나는 포기해야 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죠.


<인턴>, 쥴스와 벤


구 시대 회사에서 40년 동안 ‘스탭’의 경력을 쌓아온 벤(로버트 드 니로 역)의 조언이 빛을 발하는 때가 이 순간입니다.


“이 회사를 가장 잘 이끌어 나갈 사람은 당신입니다.”


여기에는 또 다른 해답도 숨어있습니다.


‘당신의 가정을 지킬 수 있는 것도 당신이 스스로 결정할 때 가능하다.’


그야말로 모든 ‘여자’가 바라는 대답이 아닐 수 없죠.


그렇다면 모든 ‘남자’가 바라는 대답은 뭘까요?
이 영화는 현명하게도 그 답은 암시만 하고 넘어갈 뿐이지만 실은 다를 리가 없을 겁니다.


결국 <인턴>에서 화려한 스타트업의 포장을 한꺼풀 벗겼을 때 우리가 마주하는 인생의 진실은 간명합니다.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것은 우리의 뜻대로 선택해서 사는 삶입니다.
그리고 그런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만이 행복해질 수 있죠.


꿈 같은 소리라구요?
원래 영화는 꿈을 그리는 매체가 아닐까요?

바로 그 꿈을 통해 우리는 이 현실을 이겨내며 살아가는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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