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에세이-데이트랜드

by 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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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을 꿈꾼다.


아주 어린 시절, 처음 망원경을 본 적이 있었다.

헤아릴 수 없는 별빛이 내려와 내 망막을 빛으로 적셨다.

너무 멀리 있어 갈 수도 없는 곳에서 까마득한 세월 전에 떠났던 빛이라고 했다.


수천, 수만, 때로 수억년 전의 세상이 밤하늘에 펼쳐진다.

허공에 올라 그곳으로 다가가는 상상을 하면 까마득한 기분에 젖었다.

세파에 지쳐 주저앉을 때면 그런 시절이 떠오른다.


이곳이 아닌 전혀 다른 세상을 언제나 꿈꾼다.

그곳은 갈 수 없는 곳이기에 바래지 않고 언제나 눈부시다.

마침내 다다르게 되었을 때를 상상만 해도 끝나버린 것 같았던 삶이 다시 약동한다.


하지만 영원히 살아있는 동안 다다를 수 없는 곳이다.

새삼 다시 깨달을 때 실망과 좌절이 무릎을 주저앉힌다.

그럼에도 꿈을 꾸는 것만은 막을 수 없다.


이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으로 떠날 순간을 아직도 나는 꿈꾼다.


생은 어쩌면 이룰 수 없는 일을 바라며 걷는 여정일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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