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에세이-데이트랜드

by 기신
balloon-3206530_1920.jpg


시대가 바뀌는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다.


생에서 중요한 시점은 때로 인식되지 않는다.

한참을 지난 뒤에야 비로소 그 시절이 인생의 분기점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일쑤다.

역사라면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 세상은 생각보다 크고 세월의 흐름은 상상보다 빠르다.

잠시 눈을 돌리고 있는 사이 한 시기를 지배하던 흐름이 끝나버리고 새로운 흐름이 시작된다.

어느새 완전히 뒤바뀌어 전혀 다른 문법과 다른 규칙과 다른 습관이 지배하는 세상이 온다.


그 시대가 끝나는 광경은 때로 전쟁일수도, 공황일수도, 혁명일수도 있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시대의 분기점은 항상 가장 극성기처럼 보일 때 나타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가장 좋았던 시절이라 기억하는 그때가 바로 한 시절이 끝나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좋든 싫든 세상은 바뀌고 한 시대는 몰락한다.

그 광경을 생에서 목격한 이는 더 이상 예전처럼 살 수 없다.

시대가 바뀌는 광경을 목격한 우리가 그렇다.


옛 시대의 끝자락에 서 새 시대를 불안히 바라보며 쓴다.



매거진의 이전글습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