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다

에세이-데이트랜드

by 기신
SmartSelect_20180427-171755_Chrome.jpg

추가 기울어질 때는 누구나 민감해진다.


이 세상은 불안정한 균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때로 힘과 힘이 역동적으로 충돌하고 극단적인 반응이 서로 부딪쳐 중화되며 서로 부숴버릴 듯한 격렬한 파괴가 가까스로 멈춘다.

우리가 조화롭다고 착각하는 세상의 평온한 수면 아래 숨은 광경이다.


하지만 때로 추가 기울어 균형이 무너질 때가 있다.


벽 뒤에 숨어있던 격렬한 불균형이 뛰쳐나온다.

가면으로 가리고 있던 분노와 증오와 살의가 표출된다.

이 세상이 언제든 지옥이 될 수 있음이 드러난다.


물론 추가 기울고 균형이 무너지는 일은 세상이 뒤집히는 일이기도 하다.


압제가 무너지고 사슬이 끊어지며 새장이 열린다.

할 수 없었던 일을 하게 되며 가보지 못한 곳까지 다다르게 되고 사람들의 생각마저 뒤바뀐다.

한계가 부서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추가 기울어지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민감한 순간일 수 밖에 없다.

그때는 반드시 오기에 좋든 싫든 우리는 준비해야 한다.


영원히 도는 팽이는 없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