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숨소리가 들려오는 밤이다.
도시 속에서 소리를 인식하기는 어렵다.
모든 사물이 낮이든 밤이든 빛 속에서 소란스레 움직이고 깨어 살아 숨쉬기에 굳이 들어야할 이유가 없는 탓이다.
한적한 밤, 교외로 나와 가만히 주저 앉을 때 비로소 주위의, 그리고 나의 소리가 들린다.
숨소리를 시작으로 그때까지 너무 당연해 인지하지 않았던 모든 것들이 생경하게 들려온다.
살기 위해 숨을 쉬고 몸을 움직이며 밥을 먹는다는게 얼마나 많은 노고와 정성으로 구성되는지 새삼 깨닫는다.
이 길 위를 걸어오고, 다시 걸어간다는 게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알게 된다.
삶을 영위하는 것은 결코 당연한 것도, 자연스러운 것도, 그저 주어진 것도 아니다.
실로 우연히 던져저 살게 되었더라도 그 생을 이어나가는 것은 범상한 일일 수 없다.
누구든 살아가며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태고 시절 지옥과도 같았을 불바다의 지구 위에 떠오른 원생의 조상이 해낸 일을 이어받고 있는 것이다.
그 옛날처럼 지금도 숨을 쉬며 살아가는 일은 어렵고, 또한 눈부시다.
숨소리가 들려오는 밤, 살아왔고 살아있으며 살아갈 나를 자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