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내일을 기약하며 헤어진 날을 기억한다.
하루, 한달, 한해를 건너 훗날에 할 일을 적어본 적이 있다.
때로 당신을 만나야 할 일을, 간혹 지금 마치지 못한 일을, 혹시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를 간절한 바램을 적어 기약없이 미룬 적이 있다.
남겨둔 기간이 길수록 마침내 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도 같이 작아져 갔던 적이 있다.
하지만 시간은 돌이킬 수 없어 흘러가고 정해두었던 날짜도 다가와 버린다.
정작 그때가 되면 상황도 마음도 생각도 달라져 곤란에 처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기간이 길었던 일일수록 마침내 해내게 되었을 때 느끼는 마음은 생을 잠시나마 충만하게 만든다.
다시 하루, 한달, 한해를 건너 훗날에 할 일을 적어야 할 때에 처해 생각한다.
그때에 다다랐을 때 나는 이 일을 해낼 수 있을까.
아무도 확신할 수 없는 일을 이렇듯 적고 기약하는게 또한 인생일 것이다.
내일을 기약하고 헤어지며 웃는다.
기원을 담아.